[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올해 마지막 거래일, 원·달러 환율은 1264.5원으로 하락 마감했다. 4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연말을 맞아 거래량이 급감한 가운데, 연말 네고물량이 유입된 결과로 풀이된다.
2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장 대비 2.5원 내린 달러당 1264.5원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전일 대비 3원 상승한 1270원에 개장해, 직후 1265.7원까지 급락했다. 이후 1260원 후반대를 중심으로 등락하던 환율은 오후 들어 1262.3원까지 추락했으나, 장마감 직전 하락폭을 일부 복구하며 1264원대로 최종 마감했다.
최근 하락세는 다소 이례적이다. 미국 경기 둔화 우려 등으로 달러 가치가 반등한데다, 일본·중국 등 아시아 통화 가치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이날 환율 상승세가 예상됐으나, 정반대의 결과가 나타났다.
전일(현지시간)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11월 주택판매지수(잠정)가 73.9으로 전월 대비 4%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0.8%)를 크게 하회한 데다, 코로나 팬데믹 초기를 제외하면 2001년 통계 집계 이래 최저치다.
그 결과 경기둔화 우려가 확산되며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짙어졌다. 전일 103.6까지 떨어진 달러인덱스는 이날 104.3선까지 반등했다.
또한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1.1% 하락한 3만2875.71을 기록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도 각각 1.2%, 1.35%씩 하락했다.
여기에 중국 코로나 관련 방역조치 해제에 경기부양 기대감이 급감, 위안화는 달러당 6.98위안까지 절하됐다. 엔화 역시 일본은행 통화정책회의 의사록에서 완화적 정책기조가 나타나자 달러당 134.5엔선까지 치솟았다. 이런 점이 반영되며, 장초반 환율 상승세가 나타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연말을 맞아 거래량이 축소된 '얇은' 장이었다는 점이 변수로 작용했다. 통상 연말에는 수출업체의 네고물량이 유입되는데, 거래량 자체가 적다보니 환율이 하방압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 물가 상승 압력이 약화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역시 완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최근 완화적 통화정책을 고수해 온 BOJ가 사실상 금리 인상을 단행하는 등 달러 약세 재료들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저가매수 수요 역시 줄어든 것도 이날 하락세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