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압박에 전세대출 금리 '줄인하'···반짝효과 그치나
당국 압박에 전세대출 금리 '줄인하'···반짝효과 그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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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시중은행 금리 연 5.01~7.09%···이달 초比 상단금리 0.26%p↓
우리·국민·농협, 전세대출 금리 인하···"내년 금리 다시 오를 듯" 
서울 시내 한 은행 영업점 앞에 대출안내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은행 영업점 앞에 대출안내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연 8%대 진입을 목전에 뒀던 주요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금리 상승 속도가 주춤하다. 금융 당국이 최근 금융사의 대출금리 모니터링에 나서면서 전반적으로 금리 상승세가 한풀 꺾인 모습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금리는 전날 기준 연 5.01~7.09%를 기록했다. 지난 1일(4.96~7.35%)과 비교해 상단 금리가 0.26%포인트(p) 떨어진 수준이다.

은행별로 국민은행은 신잔액 코픽스 기준으로 대출받을 경우 연 5.01~6.41% 금리가 적용된다. 우리은행은 '우리전세론' 상품을 이용할 때 신규 코픽스 기준 전세대출 금리가 연 5.78~6.18%이며, 농협은행은 5.79~7.09%(MOR 6개월 기준)의 금리를 제공한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의 경우 전세대출 금리가 각각 연 5.04~6.04%(신규코픽스 기준), 5.716~6.316%(금융채 6개월) 수준이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전세대출 금리 상단이 연 8%에 근접했던 것을 고려하면 다소 안정된 분위기다.

최근 은행권에서는 금리 상승기 소비자의 이자 부담을 줄여주고자 금리 인하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9일부터 신규코픽스를 따르는 전세대출의 금리를 최대 0.85%p 인하했으며, KB국민은행은 지난 27일 KB주택전세자금대출, KB전세금안심대출, KB플러스전세자금대출 등 상품 금리를 최대 0.75%p 낮췄다.

농협은행도 내년 1월2일부터 고정금리 전세대출 금리를 최대 1.10%p 인하하기로 했다. 대상상품은 서울보증보험과 주택금융공사,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이 보증하는 NH전세대출 상품이다. 

시중은행들이 줄줄이 전세대출 금리를 낮추는 표면적인 이유는 '실수요자의 이자 부담 경감'이다. 주요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금리가 연초 대비 2배 가까이 오르며 차주들의 이자부담이 급격히 늘어나자 내놓은 지원책이다.

하지만 업계 안팎에선 은행들이 당국의 금리인상 자제 신호를 받아들인 것으로 해석한다. 당국이 이달 초부터 금융권의 대출금리를 주 단위로 모니터링하는 등 사실상 은행들에 "대출금리를 올리지 말라"는 메시지를 낸 후 압박을 느낀 곳이 적지 않다는 얘기다.

금융권은 당분간 대출금리 상승세가 둔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차주들이 체감하는 이자 부담은 여전히 높다는 지적 속에서 향후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예정된 만큼, 대출 금리의 하향 안정화가 은행권의 '숨 고르기'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당국의 금리인상 자제 신호를 무시하기도 힘들고, 가계대출 수요 감소 등 여러 상황을 고려한 조치"라면서 "내년 기준금리가 추가로 인상된다면 금리가 다시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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