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뉴욕증시,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해'···나스닥 33% 폭락
미 뉴욕증시,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해'···나스닥 33% 폭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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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욕증권거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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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뉴욕증시는 올해 마지막 거래일에 하락 마감했다. 뉴욕증시는 올해 금융위기 이후 가장 최악의 장세를 나타냈다. 한 해의 마지막 주간에 통상적으로 보여왔던 산타랠리(증시 상승세)도 올해는 나타나지 않았다.

현지시간 30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73.55p(0.22%) 하락한 33,147.25에 거래를 마감했다.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지수는 9.78p(0.25%) 하락한 3,839.50에, 나스닥지수는 11.61p(0.11%) 하락한 10,466.48에 거래를 마쳤다.

연간 기준 뉴욕증시는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다우지수가 올 한해 동안 약 9% 빠졌고, 나스닥지수도 약 33% 이상 급락했다. S&P500지수 또한 연간 기준 19% 이상 하락했다. 나스닥지수는 올해 들어 분기 단위로도 연속으로 하락세를 보이며 단 한차례도 반등세를 보이지 못했다. 나스닥지수가 연속 4개 분기 하락한 것은 2001년 이후 22년 만에 처음이다.

특히 빅테크, 통신 관련주 등 대형 기술주가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며 지수 하락폭을 한층 키웠다. S&P500 지수에 상장된 통신 업종은 올해 손실이 40%에 달한다. 반면 올해 주요 섹터 중 유일하게 상승세를 기록한 업종은 에너지다. 에너지 업종의 수익률은 올해 거의 59% 폭등했다.

올해 내내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에 맞섰던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이 성장주와 기술주에 타격을 입혔고, 이는 투자심리를 크게 위축시켰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긴장과 변동성이 큰 경제 데이터들 역시 투자 심리를 얼게 하는 요인이 됐다.

종목 별로 보면 마지막 거래일에도 기술주는 여전히 힘을 받지 못했다. 올해 전체로 봤을 때 기술주의 하락은 더욱 두드러졌다.

테슬라의 주가는 이날 가까스로 1%대 상승했다. 하지만 연간으로 보면 테슬라는 지난 1월 고점 402달러대에서 123달러대로 추락했다.

뉴욕증시 대장주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도 이날 뚜렷한 반등세를 보이지 못했다. 애플은 지난 1월 고점 182.94달러와 비교하면 129달러대까지 내렸다. 아마존 역시 171.40달러의 연고점에 비해 84달러로 급락했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 주가는 지난 1월 고점 151달러대에서 88달러대로 반 토막이 됐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지난 1월 고점 338달러대에서 239달러대로 내렸다.

경기 침체, 미국 연준의 지속적 긴축, 인플레이션 속 내년 증시 전망도 밝지는 않다. 특히 월가는 내년 중 경기 침체가 발생하거나 연준의 피벗(방향 전환)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증시가 약세장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하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증시가 내년 하반기 반등하기 전 최저치를 경신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펜 뮤추얼 에셋매니지먼트의 마크 헤펜스톨 최고투자책임자는 "투자자들이 긴장하고 있다"며 "올해 시장이 얼마나 엉망이었는지를 고려할 때 가격을 낮출 수 있는 상황은 조금 더 용이해 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에는 인플레이션보다는 경제 성장에 대한 두려움에 시장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며 "성장률 하락은 결국 인플레이션의 의미 있는 하락으로 이어질것"이라고 전망했다.

아폴론 웰스매니지먼트의 에릭 스터너 최고투자책임자는 "내년에 미국이 경제침체에 빠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기업들이 잠재적으로 실적을 하향조정하면서 증시가 새로운 바닥을 보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2023년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히 너무 높은 상태"라고 부연했다. 

한편 주식, 채권시장을 비롯한 뉴욕 금융시장은 내년 1월 2일 새해 연휴로 휴장하고 3일에 개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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