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금융위원회가 잠정 보류했던 사모펀드 부실판매 금융회사 및 최고경영자(CEO) 제재 안건에 대해 다음달 심의를 재개하기로 했다. 지난해 초 심의를 일시 중단한지 약 1년 만이다. 심의에서는 해당 금융회사의 내부통제 시스템이 실효성을 갖췄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들여다 볼 예정이다.
금융위는 디스커버리, 옵티머스, 라임 등 사모펀드 부실판매 금융회사 제재조치안 중 '내부통제기준 마련의무 위반사항'에 대한 심의를 재개한다고 18일 밝혔다.
최근 우리은행의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F) 징계취소 소송과 관련한 대법원 판결이 나오면서 금융회사의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에 대한 법리가 확립됐기 때문이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해 3월 부실 사모펀드 판매 금융회사에 대한 내부통제기준 마련의무 위반사항과 관련해 안건들 간 일관성·정합성, 법원 입장, 이해관계자에 미치는 영향 등을 충분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제재 결정을 중단한 바 있다.
금융위 측은 "최근 우리은행의 DLF 판매 관련 내부통제기준 마련의무 위반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선고됨에 따라 그동안 선고된 관련 재판부의 판단을 종합적으로 감안할 때 내부통제에 대한 기본적인 법리가 확립됐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관련해 이날 정례회의에서 금융위는 대규모 소비자피해에 대해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할 필요성과 제재 대상의 법적 불안정성을 해소할 필요성, 재판부가 제시한 공통적 법리에 따라 구체적·개별적 처분사유에 대한 판단을 내릴 권한이 있다는 사실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
이후 그동안 심의가 잠정 보류됐던 제재안건들에 대해 심의를 재개하기로 결정했다. 제재안건 심의는 실무적 준비를 거쳐 다음달 재개될 예정이다.
금융위는 내부통제기준 마련 여부에 대해 형식적 기준 마련 여부 뿐만 아니라 펀드 불완전판매 과정에서 내부통제 기능이 전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정도였는지 등을 들여다본다는 방침이다.
이번 심의 재개로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박정림 KB증권 각자대표, 양홍석 대신증권 사장(현 부회장) 등에 대한 제재절차도 곧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 2020년 11월 박 각자대표와 양 사장에 대해 라임펀드 사태 내부통제기준 마련의무 위반 책임을 물어 중징계인 '문책경고'를 내린 바 있다. 이후 지난해 3월엔 옵티머스펀드 판매 관련 내부통제기준 마련의무 위반 등으로 정 대표에 문책경고를 결정하기도 했다.
이번 금융위 심의에서 해당 CEO에 대한 중징계가 확정될 경우 이들은 3~5년간 금융권 취업이 제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