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달러화 가치 하락이 수출개선으로 이어질지 여부는 아직 불확실합니다.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합니다."
1일 한국은행과 대한상공회의소가 개최한 '제1회 공동세미나(BOK-KCCI Seminar)'에서 신현송 BIS 경제보좌관 겸 조사국장이 "지난해 미 연준의 긴축적 통화정책의 결과 달러화 가치는 빠르게 상승했지만, 10월 이후부터 하락 전환했다"며 이같이 진단했다.
앞서 한은과 상공회의소는 지난해 양 기관 간 이해와 협력을 증진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전략 마련을 논의하기 위해 공동세미나를 개최하기로 했다. 공동 세미나는 상반기와 하반기 각 1회씩 연중 총 2회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세미나는 그 첫 행사로 '경제 패러다임의 변화와 한국경제의 대응'이란 주제 아래 양 기관이 그간 연구해온 결과를 발표한다.
먼저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의 환영사와 신현송 BIS 경제보좌관 겸 조사국장의 기조연설을 시작으로 2개 세션에서 발표와 토론이 이뤄진다. 연설 후 이창용 한은 총재와 15분간 질의응답 세션이 있을 예정이다.
신현송 국장은 기조연설에서 "실물부문의 세계화와 글로벌 공급망의 심화로 기업의 운전자본 조달 규모가 크게 확대됐다"며 "이에 금융여건이 공급망 고도화를 결정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글로벌 교역의 상당 부분이 달러를 통해 결제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하면 글로벌 공급망 심화는 기업들의 달러자금 수요를 확대시킨다"며 "이는 달러화 가치 변동이 기업의 대차대조표를 통해 생산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금융경로의 출현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연정인 대한상공회의소 SGI 연구위원은 'Decoupling or degrowth?: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을 위한 우리의 전략' 주제로 발표했다.
연정인 연구위원은 "미국·독일·영국 등 주요 고소득 국가들은 이미 탈동조화 단계에 도달, 경제성장을 지속하면서도 탄소배출량을 줄여나가는 저탄소 경제체제로 전환하고 있다"며 "반면 우리나라는 여전히 탈동조화의 분기점에서 정체됐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정부는 한국의 디지털 역량과 산업구조적 특징을 살린 '민간 중심의 저탄소 전환 인센티브' 조성에 주력해야 한다"며 "한편으로는 기업이 보다 적극적 자세로 저탄소 전환 프론트로딩 혁신(front-loading innovation)이 가능토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두 번째로 김웅 한은 조사국장은 '향후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와 시사점'을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특히 그는 팬데믹 이후 글로벌 공급망의 변화는 거시경제와 산업 전반에 걸쳐 새로운 시각(perspective)과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웅 국장은 "거시적으로 팬데믹 이전과 달리 공급능력 제약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확대되면서 물가와 경기 간 트레이드오프(trade-off)가 확대될 수 있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며 "산업 측면에서는 중국 특수로 지연된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기회로 활용하는 한편, 다변화 등을 통해 공급망의 복원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