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실적' 4대 금융, "주주환원 확대" 한목소리
'역대급 실적' 4대 금융, "주주환원 확대" 한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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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신한‧하나‧우리, 배당 확대·총주주환원율 높여
시장 "이익 나눠야" vs 당국 "주주환원 집중 안 돼"
(왼쪽부터) KB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우리금융그룹 사옥 전경 (사진=각 사)
(왼쪽부터) KB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우리금융그룹 사옥 전경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지난해 총 16조원에 육박하는 역대급 순이익을 거둔 4대 금융지주가 저마다 주주환원 확대에 나선다. 금리 인상에 따른 예대마진 확대 덕에 호실적을 낸 만큼, 적극적인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 정책을 통해 주주들에게 보답하겠다는 입장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는 지난해 실적 발표와 함께 주주환원책을 발표했다. 이들 금융지주의 공통점은 주주환원을 늘리겠다고 공언하며 총주주환원율을 이전보다 높였다는 점이다. 총주주환원율이란 당기순이익에서 배당금 총액과 자사주 매입금 등 주주환원 금액이 차지하는 비율로, 4대 금융지주는 이를 30%선 위로 올렸다.

먼저 KB금융은 2022년 총주주환원율을 전년보다 7.0%포인트(p) 늘어난 33.0%로 결의했다. 현금 배당성향(당기순이익 중 배당금의 비율)은 26.0%로 크게 높아지진 않았지만, 3000억원의 자사주를 매입·소각으로 총주주환원율을 제고했다. 배당금은 주당 2950원으로 전년(주당 2940원) 대비 10원 늘었다.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의 총주주환원율은 30.0%다. 전년과 견줘 각각 4.0%p, 4.6%p 증가했다. 신한금융의 경우 보통주 배당성향은 22.8%로 전년 대비 2.4%p 감소했지만, 올해 상·하반기 각각 1500억원의 자사주 취득 및 소각을 결정했다.

배당금은 전년(주당 1960원)보다 105원 증가한 주당 2065원이다. 신한금융은 올해 분기별 자사주 매입·소각 등을 통해 총주주환원율을 40.0% 수준까지 높인다는 방침이다.

우리금융은 금융환경 변화 등에 대비해 현 보통주 자본비율을 조기에 12%로 개선하고 그 과정에서 자사주 매입·소각을 포함, 매년 총주주환원율 30.0% 수준을 달성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배당성향은 2021년 25.3%에서 지난해 26.0%로 0.7%p 높아졌다. 우리금융은 올해 첫 분기배당을 도입해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하나금융은 보통주 1주당 2550원의 현금배당을 결의했다. 이미 지급된 중간배당 800원을 포함한 총 현금배당은 전년에 비해 250원 증가한 3350원이다. 연간 배당성향은 27%, 2022년 종가 기준 배당수익률은 약 8% 수준이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연내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소각하기로 했다.

특히 금융지주들은 보통주자본비율(CET1)에 따라 주주환원을 더욱 늘리겠다고도 약속했다. KB금융은 향후 최소 13%의 보통주자본비율을 목표로 하고,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적극적으로 주주환원에 힘쓰겠다는 방침이다.

신한금융은 보통주자본비율 12% 초과분에 대해 주주에게 환원하고, 하나금융의 경우 그룹 보통주자본비율이 13%~13.5% 구간에 있다면 직전 년도보다 증가한 보통주자본비율의 50%에 해당하는 자본을 주주에게 돌려주기로 했다.

이처럼 금융지주이 주주환원에 적극적인 것은 금리 상승기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실제 4대 금융지주가 지난해 거둔 순이익은 15조8506억원으로 전년(14조5429억원)보다 약 1조3077억원 늘었다. 이자로만 40조원에 달하는 수익을 거둬들였다. 주주들이 주주환원을 늘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앞서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3월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우리금융, JB금융, BNK금융, DGB금융 등 7개 금융지주사들에 공개 주주서한을 보내 중장기적 주주환원 정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다만 자본 건전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금융 당국의 압박이 이어진다는 점에서 향후 급격한 주주환원 확대는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6일 기자간담회에서 원칙적으로 주주환원 정책의 자율성을 보장한다는 입장을 견지하면서도, 충분한 손실흡수 능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도 지난달 "배당을 얼마나 할 것이냐보다는 경제 불확실성이 많은 상황에서 충분한 손실 흡수 능력(재정 건전성 유지)을 갖췄느냐가 핵심"이라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 금융위는 '특별대손준비금 적립요구권'을 도입하는 은행업 감독규정 개정을 추진 중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금융위는 향후 은행의 예상되는 손실에 비해 대손충당금·대손준비금이 부족하다고 판단될 경우 은행에 대손준비금 추가 적립을 요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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