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금융지주는 3위지만···은행 순이익 하나銀 '최고', 왜?
[초점] 금융지주는 3위지만···은행 순이익 하나銀 '최고', 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하나은행, 신한·KB 제치고 순이익 '1위'
상대적으로 적은 충당금···영업력 강화
서울 중구 하나은행 을지로본점. (사진=하나은행)
서울 중구 하나은행 을지로본점 (사진=하나은행)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3위권에 머무르던 하나은행이 리딩뱅크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을 제치고 당기순이익 1위를 달성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지주 전체를 놓고 봤을 때 여전히 '3위권'이지만, 핵심 계열사인 은행만 따질 경우 타사의 수익성을 앞지른 것이다. 두 리딩뱅크가 해외법인 손실, 사모펀드 손실 등을 반영해 대규모 충당금을 쌓은 반면 하나은행에는 상대적으로 리스크 요인이 없었기 때문이다. 가계대출 하락폭이 가장 작고 기업대출 증가폭이 가장 컸던 것도 주효했다. 하나은행이 시장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으로 영업 경쟁력을 강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지난해 3조169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 4대 은행 중 순이익 1위를 차지했다. 전체 금융그룹으로 보면 하나금융지주가 3조6257억원의 당기순이익으로 신한·KB금융지주에 이어 3위를 차지했지만 은행만 떼어놓고 보면 하나은행이 리딩뱅크에 올라선 것이다.

하나은행의 뒤를 이어 신한은행이 3조450억원의 순이익으로 2위를 차지했고 KB국민은행은 2조9960억원, 우리은행은 2조919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하나은행이 1위를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나은행 호실적의 배경으로는 △상대적으로 적은 충당금 전입액 △기업대출 중심 영업력 강화 등이 꼽힌다.

먼저, 지난해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각각 1조1211억원, 6125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하는 동안 하나은행은 5779억원을 적립했다. 충당금은 발생 가능한 미래 손실에 대비해 미리 쌓아두는 자금으로, 많이 쌓을수록 순이익이 줄어든다.

국민은행이 인도네시아 KB부코핀은행 등 해외 자회사에 대한 여신건전성을 강화하는 측면에서 대규모 충당금을 쌓았고, 신한은행도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연체율 상승 등 미래 불확실성에 대비해 충당금을 선제적으로 적립했다. 특히, 신한은행의 경우 지난해 4분기에만 헤리티지펀드 판매손실 1802억원, 대체투자자산 평가손실 1041억원, 원본보전신탁 회계처리 변경에 따른 평가손실 1464억원을 인식했다.

하나은행도 부동산PF 부실, 해외법인 중국유한공사 손실 등에 대비해 충당금을 시장 예상치보다 많이 쌓았지만 두 은행 대비 상대적으로 리스크 요인이 적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금리 상승, 대출규제 등으로 가계대출 역성장이 지속됐던 지난해 하나은행이 기업대출을 선제적으로 크게 늘린 것도 호실적에 영향을 줬다. 하나은행의 지난해 말 기업대출 잔액은 144조8280억원으로 전년(126조3920억원) 대비 14.6% 증가했다. 증가폭만 보면 4대 은행 중 가장 컸다.

나머지 은행의 경우 △국민은행 기업대출 잔액 162조6000억원(전년比 9.4%↑) △신한은행 150조7537억원(11.2%↑) △우리은행 157조8910억원(7.6%↑) 등을 기록했다.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한 하나은행의 영업전략이 주효했던 것이다.

하나은행에 따르면 상대적으로 높은 변동금리 기업대출 취급이 크게 늘면서 이자이익이 크게 늘었다. 가계대출도 다른 은행 대비 감소폭을 최소화했다. 하나은행의 지난해 가계대출 잔액은 129조1440억원으로 전년 대비 0.9% 감소에 그쳤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은 3.7% 줄어든 130조6269억원으로, 감소폭이 제일 컸다. 이어 우리은행이 3.6% 줄어든 133조8700억원, 국민은행이 2.4% 줄어든 166조원을 각각 기록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하나은행의 연간 순익은 3조6000억원을 상회해 ROA와 ROE가 각각 0.68%, 10.3%를 기록하면서 업계 최상위 수준의 높은 수익성을 유지했다"며 "4분기 은행 NIM 개선폭이 12bp로 상당히 높았는데, 예대스프레드 상승 및 양호한 금리 수준의 대기업대출 취급 확대 영향과 정기예금 중도해지 효과에 따른 이자비용 감소 효과가 기여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저탄소/기후변화
전국/지역경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로무 2023-02-14 09:50:33
순익이 중요한것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