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TSMC?···버핏 단타에 애플 주문도 '뚝'
위기의 TSMC?···버핏 단타에 애플 주문도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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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반도체 12만장 주문 돌연 취소
웨이퍼 가격 상승, 미중갈등 등 복합 위기
파운드리 2·3위 삼성전자·인텔은 반등 기회
대만의 파운드리 업체 TSMC. (사진=TSMC 홈페이지)
대만의 파운드리 업체 TSMC. (사진=TSMC)

[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애플이 아이폰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유일하게 맡겨 생산하는 대만 TSMC에 최근 주문량을 대폭 축소했다. 심지어 투자의 귀재라고 불리는 워런 버핏의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가 최근 TSMC 주식을 이례적으로 단기투자를 통해 대거 처분하면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인 TSMC의 불확실성이 커진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제기된다. TSMC를 바짝 추격하고 있는 2·3위인 삼성전자와 인텔 등에게 오히려 기회로 작용해 파운드리 생태계가 재편될 가능성에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20일 외신과 중국의 IT 팁스터(정보 유출자)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TSMC의 N7, N5, N3, N3에서 생산하는 반도체 12만장 주문을 취소했다. 대다수 팹(라인) 하나에 웨이퍼 투입량이 월 평균 10만장이 투입되기에, 한달 치 물량의 공급처를 잃은 것이다. 

줄어든 물량 중 TSMC에서 특히나 뼈 아픈 것은 N3 반도체다. N3에서는 3nm(나노) 칩을 생산하는 곳으로, TSMC는 애플을 고객사로 두며 삼성전자와의 3나노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애플 측은 주문 취소 원인을 정확히 밝히지 않았지만, 웨이퍼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부담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2016년 10나노 웨이퍼 가격은 장당 6000달러(약 780만원)였던데 반해 TSMC의 기술력 상승과 물가 상승 등으로 인해 가장 최신 공정인 3나노 웨이퍼 가격은 2만달러(약 2600만원)로 약 3.3배 가량 상승했다. 

버크셔 해서웨이가 TSMC 주식을 대거 처분한 것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단기 투자를 하지 않는다고 유명한 워런 버핏이 약 3개월 만에 39억달러(한화 약 5조547억원)라는 큰 규모의 주식을 이례적으로 팔았기 때문이다.  

여러 추측이 오고 가는 상황에서 지정학적 요건에 따라 TSMC의 불안정성이 커진 게 이유로 분석된다. 미국과 중국의 대립으로 양국 관계가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중국이 대만 영토 주권을 찾으려고 무력을 행사하려 한다면 TSMC는 위험에 빠질 수 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애플이 직접 반도체를 생산한다는 소문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하지만, 이는 실현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다만 TSMC의 위기는 추격하고 있는 삼성전자에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3나노 공정을 먼저 만들었지만 TSMC보다 반도체 생산 수율이 낮다고 알려져 있다. 이에 설비투자를 올해도 줄이지 않는 삼성전자가 시간을 갖고 3나노 수율을 성숙 수준까지 올리면, 원가개선과 동시에 삼성전자 또한 애플을 고객사로 노려볼 만한 위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삼성전자는 TSMC를 따라잡기 위해 3나노에 인력을 대거 투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부문은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2조원대를 넘어섰다. 

그러나 3나노를 제외한 7나노 등에서는 미국의 자국주의 강화로 인텔에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크다. 최근 매출이 부진한 인텔이 지난 2021년부터 파운드리 사업 재진입을 선언, 2030년까지 2위로 올라서겠다며 삼성전자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 9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인텔의 반도체 공장 착공식에 참석해 연설하는 등 인텔을 향한 전폭적 지지가 이어지고 있어, 삼성전자뿐 아니라 인텔에게도 이번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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