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신용잔액 3.4조↑···연말 소비 회복 영향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지난해 4분기 국내 가계빚이 4조원 이상 감소했다. 대출금리 상승 등으로 신용대출 감소세가 이어진 가운데, 주택거래 부진에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이 축소됐기 때문이다. 반면 연말 소비 회복 등의 영향으로 신용카드 이용액은 증가하며 대비를 이뤘다.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4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 가계신용잔액이 1867조원으로 전분기 대비 4조1000억원(0.2%) 감소했다. 가계신용이 분기별로 감소한 것은 2013년 1분기 이후 처음이며, 감소폭은 역대 최대치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4조1000억원(0.2%) 늘었지만, 상승폭은 6개 분기 연속 축소됐다.
세부적으로 살피면 가계대출의 경우 1749조3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7조5000억원 줄며, 2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7조8000억원 감소했는데, 이는 편제 이후 첫 감소세다.
이 중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1012조6000억원으로 4조7000억원 늘었지만,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이 736조7000억원으로 같은 기간보다 12조2000억원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박창현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전국 주택 매매거래량이 작년 3분기 10만8000호에서 4분기 9만1000호로 줄었다. 주택거래가 부진하자 주담대 증가폭이 축소됐다"며 "기타대출 역시 DSR 3단계 등 대출규제가 지속되고 대출금리가 상승한 영향으로 5개 분기 연속 감소세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업권별로는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이 902조6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4000억원 감소했다.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도 345조4000억원으로 3조8000억원 줄었으며, 기타금융기관의 가계대출은 501조3000억원으로 3조3000억원 감소했다.
반면, 판매신용잔액은 4분기 기준 117조7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조4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8개 분기 연속 증가세다.
박 팀장은 "연말 소비 회복 등의 영향으로 신용카드 이용이 늘며 판매신용이 증가했다"며 "코로나 팬데믹 이후 비대면 소비가 활성화되며 신용카드 사용이 일반화된 데다, 작년 4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소비가 회복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