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인터넷카드사 도입, '메기 효과' 기대할 수 있나
[기자수첩] 인터넷카드사 도입, '메기 효과' 기대할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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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최근 카드업계 관계자와 만난 자리에서 인터넷전문카드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은 적이 있다. 그는 쓴웃음을 지으며 "제 살 깎아먹기 경쟁이 될 것 같다"고 평했다. "새로운 상품이나 서비스가 나올 것 같냐"는 반문은 덤이었다.

앞서 핀테크 업계는 금융당국에 인터넷전문카드사 진출과 국제 신용카드 매입업무 전용 라이선스 신설 등을 요구했다. 과거 은행권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온 인터넷은행처럼, 정체된 카드업권 내 경쟁력을 높이고, 산업을 확장시키겠다는 의도다.

인터넷은행 도입 취지는 은행 과점 체계 해소, 금융 편의성 제고,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 등 크게 세가지다.

해석에 따라 달라 질 수 있지만 고객 선택권과 편익이 확대됐고, 은행들의 디지털 전환이 빨라지는 등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 실제 인터넷은행 도입으로 은행 경쟁력이 높아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반면 인터넷카드사 도입 효과는 불투명하다. 이미 지불결제시장이 디지털 플랫폼 위주로 재편되고 있는 데다, 오히려 시장내 핀테크 점유율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보호 규제가 느슨하다는 점도 우려 요인이다. 건전성, 안정성 면에서 강도 높은 규제를 받고 있는 카드사와 달리, 핀테크는 상대적으로 느슨한 규제를 적용받고 있다. 이 때문에 카드사들은 기울어진 운동장을 언급하며, '동일기능, 동일규제' 원칙을 촉구해왔다.

또한 2012년부터 인하된 카드 수수료율과 영세·중소가맹점 기준 확대 등으로 카드사 수익성은 극히 낮아졌다. 카드사들은 본업 대신 카드론, 리스, 할부 등 부수업무를 통해 수익을 유지했지만, 이마저도 폭증한 조달비용에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당국은 이 같은 상황을 몰랐을까? 지난해 12월 금융위가 발표한 '카드업 경쟁도 평가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빅테크와의 경쟁, 수수료 인하, 대출성 자산 성장 둔화 등 전반적인 수익성 저하가 진입장벽으로 작용한다고 진단했다. 그럼에도 카드산업 경쟁도를 높인다는 것은 사실상 출혈경쟁을 유도하는 것으로 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혁신은 차별화돼야 하며, 업권 전체가 성장할 수 있는 방향으로 움직여야 한다. 당국은 '메기효과'를 언급하고 있지만, 이는 좁고 기울어진 어항에 메기를 풀어 놓은 격이다. 미꾸라지들이 더 강해지겠는가, 잡아먹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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