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선호심리 부상에 약달러···FOMC 25bp 인상 유력
예상 환율 1280~1340원···"FOMC서 단기방향성 결정"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신용위기 경계감이 일부 진정되며, 달러 약세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다만 해당 사태가 일단락되지 않은 데다, 시장 내 금융시스템 관련 불안감도 여전하다. 이번주가 중요한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주 원·달러 환율 역시 글로벌 신용리스크 관련 변수에 따라 민감한 반응을 보일 여지가 높다. 또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라는 결과에 따라 단기 방향성이 바뀔 수 있다. 이번 주 원·달러 환율(20~24일)은 1280~1340원 사이에서 등락할 전망이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장 대비 0.2원 내린 달러당 1302.0원에 개장했다. 오전 9시 50분 기준 1301원대에서 등락하는 등 보합권에 가까운 변동폭을 보이고 있다.
SVB 사태 이후 크레디트스위스(CS) 부도 위기 등으로 확산된 신용위기 경계감은 일부 진정되고 있다. 스위스중앙은행의 선제적 대응과 미 대형은행들의 유동성 지원 등으로 최악의 시나리오는 일단 모면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특히 지난 19일 스위스 최대 투자은행 UBS는 CS를 30억스위스프랑(약 4조2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여기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유럽중앙은행(ECB)을 비롯한 영국·캐나다·일본·스위스 등 6개 중앙은행이 달러 유동성 스와프와 관련, 7일 만기의 운용 빈도를 주 단위에서 일 단위로 늘리기로 결정했다. 이를 통해 유동성 경색 우려가 일부 진화됐다.
시장의 눈은 오는 21~22일(현지시간) 예정된 3월 FOMC에 쏠리고 있다. 현재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 참여자의 73.8%가 연준이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17일 대비 11.8%포인트 높아진 전망치다. 동결전망은 26.2%다.
핵심은 메시지다. 미 연준이 인플레이션 리스크 속에서 금융안정에 대한 의지를 드러낼지가 이번주 환율을 판가름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향후 통화정책방향과 관련해 추가 인상 등의 시그널도 변수다.
이를 뒷받침하는 것이 부진한 경제전망과 물가다. 미시간대 3월 소비자신뢰지수가 63.4로 전월 대비 3.6포인트나 하락한데다, 선행경기를 반영한 1년 기대인플레이션율도 3.8%로 전월 대비 0.3%포인트 떨어졌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채 2년물 금리는 지난주 말 3.8374%로 전장 대비 7.69%나 폭락했다.
달러 인덱스는 지난주 104.6선에서 현재 103.41선까지 떨어진 반면, 유로는 ECB의 빅스텝(0.5%p 금리인상) 결정에 힘입어 1.052달러선에서 현재 1.068달러 선까지 절상했다. 이같은 달러 약세 흐름은 이번주 FOMC 결과에 따라 추가 약세를 보일 것으로 보여진다.
종합하면 이번주 환율은 SVB·CS 사태로 확산된 글로벌 신용위기 경계감이 진정되고 있는 가운데, FOMC를 앞두고 위험선호심리 부각으로 점차 강세를 보일 전망이다.
다만 해당 사태가 아직 완전히 진정된 것이 아닌데다, FOMC에서 연준 및 파월 의장이 예상 이상의 매파적 기조를 보일 경우 단기적 강달러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 이번주 환율은 1280~1340원 내에서 단기적 변수에 의해 등락하는 흐름을 보일 전망이다.
[다음은 이번 주 원·달러 환율 향방에 대한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코멘트]
▲소재용 신한은행 S&T센터 리서치팀장 : 1290~1335원
이번주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은행권 리스크가 지속되는 가운데, FOMC 관망세 속에 강보합권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된다. FOMC에서 0.5%포인트 인상 기대감은 사라지고, 0.25%포인트 혹은 동결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위험자산 회피심리 속에 환율 상승 가능성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물가와 금융 안정 사이에서 연준의 고심이 깊어지는 가운데, 최근 은행권 사태는 경제 주체들의 보수적 대응으로 연결됐다. 시장의 달러화 선호 유지될 전망이다. 또한 1300원 부근에서 저점 매수세 유입은 하단 지지력을 제공할 전망이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 : 1260~1340원
이번주 큰 변동성 장세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지 않다. 원·달러 환율은 1300원 초중반대에서 움직일 것이다.
해당 전망의 근거는 3월 FOMC다. 최근 금융 리스크 확산으로 미국 긴축 종료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추가 강달러는 제한될 것이다.
다만 글로벌 금융 리스크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와 부진한 국내 경상수급은 원·달러 환율의 유의미한 하락을 제한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번주 원화는 강세보단 약보합에 가까운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 1280~1340원
SVB발 미국 지역은행 위기 진정 여부는 3월 FOMC 결과에 의해 크게 좌우될 것이다. 0.25%포인트 추가 인상이 예상된 가운데, 미 연준이 인플레이션 리스크와 함께 금융안정을 위한 강력한 메세지를 시장에 던져줄지가 관건이다.
추가 금리인상 속도조절과 관련된 시그널을 줄지도 주목할 부문이다. 점도표 변화 추이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
CS 사태의 경우 일차적으로 UBS의 인수 결정 여부가 중요한 변수다. 인수가 결정된다면 유럽내 신용위기 전이 리스크가 다소 진정될 여지가 있다. SVB·CS 사태발 신용위기의 확산 혹은 진정 여부가 이번주 중요한 고비점이 될 것이다.
글로벌 신용위기 확산 우려 속에 중국 인민은행의 지준율 인하 결정은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 기대감을 강화시킬 수 있는 긍정적 요인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