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준혁 넷마블 의장·송병준 컴투스 의장 '연봉 선방'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 등 '반토막'···긴축 장기화 전망
[서울파이낸스 이도경 기자]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이달 주주총회를 앞두고 임원진 연봉 공개에 나섰다.
각 게임사 최고경영자(CEO)들의 연봉도 잇따라 공개되고 있는 가운데, 보수가 증가한 CEO와 그렇지 못한 CEO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25일 게임업계 및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에 국내 게임사 중 지난해 가장 많은 연봉을 받은 CEO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로 나타났다.
김 대표의 지난해 연간 보수 총액은 123억8100만원으로, 지난 2021년 106억200만원 대비 약 16.7% 증가했다.
상세 내역을 보면 급여가 23억3200만원, 특별 장기기여인센티브·임원 장기 인센티브·격려금 등을 포함한 상여금이 100억3100만원으로 집계됐다.
방준혁 넷마블 의장과 송병준 컴투스 의장 역시 전년보다 늘어난 연봉을 수령했다.
방 의장이 지난해 받은 연간 보수는 14억7200만원으로 전년 13억9900만원보다 5.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송 의장은 22억6200만원에서 27억4200만원으로 21.2% 증가했다.
방 의장은 넷마블의 실적 부진에 따른 책임경영의 일환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상여금을 받지 않았다. 지난해 넷마블은 108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3N(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 중 유일하게 적자 전환했다. 송 의장은 전년과 동인한 7억원의 상여금을 수령했다.
한편 대부분 게임사의 경우 지난해 CEO 연봉이 전년 대비 큰 폭 감소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개발자 수요 증가로 임직원 평균 연봉이 크게 올랐으나, 엔데믹 후 게임사들의 실적 악화가 이어지며 긴축 경영에 나선 때문으로 분석된다.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대표는 지난해 전년 대비 약 19.6% 감소한 18억2500만원의 연봉을 수령했는데, 이는 올해 상여금(9억2000만원)이 전년 대비 절반 수준 줄어든 영향이다.
같은 기간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와 이지훈 데브시스터즈 공동 대표의 연봉은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김 대표의 지난해 연봉은 10억3500만원으로 전년 20억6500만원 대비 약 50% 줄었다. 신작 '칼리스토 프로토콜' 흥행 실패에 따른 주가 부진에 성과급을 고사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 역시 30억3200만원에서 15억100만원으로 연봉이 절반 이상 감소했다. 지난 2021년 주식매수선택권행사이익으로 474억6400억원을 수령해 게임 업계 보수총액 1위(488억8100만원)을 차지한 김종흔 데브시스터즈 공동대표는 지난해 8억100만원의 연봉을 수령했다.
한편 게임업계는 향후 경기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만큼 당분간 긴축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업황 악화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은 중소 게임사의 경우 대규모 구조조정까지 단행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한동안 경영진의 성과급 인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