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페이 '예상밖 돌풍'···셈법 복잡해진 카드사들 '눈치보기'
애플페이 '예상밖 돌풍'···셈법 복잡해진 카드사들 '눈치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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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페이 '흥행' 업고 현대카드, 점유율 2위 향해 순항
'오픈페이' 지지부진···수수료 부담에 "효과 검증 안돼"
(사진=애플)
(사진=애플)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애플의 간편결제 서비스 '애플페이'가 예상밖의 흥행으로 카드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애플페이를 업은 현대카드가 승승장구하고 있는 반면, 야심차게 출범한 오픈페이는 지지부진하기 때문이다. 타 카드사에게도 제휴 기회가 열렸지만 선점효과와 수익성 등이 발목 잡는 등 대책없이 눈치싸움만 이어지고 있다.

지난 22일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21일 오후 10시 기준 애플페이 토큰 발행이 100만명을 넘었다"고 밝혔다.

정 부회장이 언급한 토큰은 신용카드를 애플기기에 등록시 발행하는 고유번호다. 다만 등록기기에 따라 가입자 1명 당 다수의 토큰이 발급될 수 있는 만큼, 실제 가입자수는 100만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럼에도 출시 당일 오전에만 약 17만명이 등록하는 등 예상을 뛰어넘는 흥행을 보이고 있다.

현대카드의 존재감도 커지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1월 현대카드의 활성화된 체크카드 수는 16만2000개로, 전월 대비 7.28% 증가했다. 현대카드의 시장점유율도 작년 3분기 업권 4위에서 4분기 3위로 올라섰다.

또한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의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애플페이 일평균 이용액은 1000억원을 돌파할 전망이며, 내년 국내 간편결제 시장에서 15% 점유율을 확보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애플페이와 유일하게 제휴한 현대카드는 그 수혜를 톡톡히 누릴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흥행에 카드사들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애플페이 출시에 앞서 현대카드의 독점제휴가 무산되며 다른 카드사들에게도 애플페이 제휴 가능성이 열렸다. 하지만 애플페이에 맞서 야심차게 출범한 '오픈페이(앱카드 상호연동 서비스)'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소비자들 역시 타 카드사의 에플페이 제휴를 바라고 있다. 애플페이 출시 전인 지난 15일 리서치업체 '컨슈머 인사이트'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서비스 개시 후 현대카드를 통해 바로 애플페이를 이용하겠다는 응답자는 34%로 나타났다. 반면 타 카드사로 확대되기를 기다렸다 이용하겠다는 응답자는 42.8%에 달했다.

그러나 애플페이 결제액의 0.1~0.15% 가량의 수수료가 발생하는 점은 제휴를 망설이게 한다. 지난해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조달비용 상승 등으로 카드사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던터라 더욱 그렇다. 실제 류창원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삼성페이와 달리 카드사에 수수료를 요구하는 애플페이와 제휴하는 카드사의 수익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애플페이가 NFC(근거리 무선통신) 방식 단말기에서만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발목을 잡는다. 국내 NFC 단말기 보급률은 10% 안팎으로 알려졌으며, 현대카드는 제휴 조건으로 NFC 단말기 설치 비용을 일부 부담하는 강수를 뒀다.

이 같은 상황에서 애플페이와 제휴 시 단말기 설치비용을 부담할 가능성이 높으며, 카드사 수익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애플페이의 긍정적인 면이 부각되고 있지만, 점유율이나 매출 등에서 제휴효과가 어느 정도인지 명확히 밝혀진 바가 없다"며 "장기적으로 제휴사는 지금보다 늘어나겠지만, 지금 당장은 지켜보려는 분위기가 더 강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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