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 'W소확행통장'·신한 '쏠메이트 적금' 등 개선 없어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까다로운 우대금리 조건을 부여하는 금융회사 예·적금 상품을 두고 금융당국이 가입 주의보를 내렸지만, 관련 상품의 소비자 안내가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국은 금융회사가 예·적금 상품을 광고할 때 소비자가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우대금리 조건을 보다 명확하게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했지만 이같은 지적에도 홈페이지 내 상품 설명란이 개선되지 않았던 것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 4일 까다로운 우대금리 조건의 예·적금 상품에 대한 경고를 담은 설명자료를 배포했다. 해당 자료에서 당국은 일부 특판 예·적금 상품이 달성하기 어려운 우대금리 조건을 부과하거나 우대금리 사전 안내가 미흡해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당국이 주요 민원 사례로 제시한 상품은 3가지다. 첫 번째는 최고금리 연 10% 상품으로, 가입 이전 6개월간 관련 카드 사용실적이 없어야 우대금리가 적용된다. 두 번째는 연평균 100만원 이상의 온누리상품권을 구매해야 우대금리(연 2.4%p)가 적용되는 상품인데, 가입 첫 해만 상품권 100만원을 구매하면 되는 것으로 오인될 소지가 높았다. 세 번째 상품은 친구 초대 등 우대금리(연 5.5%) 충족조건에 대한 안내가 부족하다는 민원이 제기된 경우다.
당국은 자료에서 민원이 발생한 금융회사명과 상품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진 않았으나 우대금리 조건 등을 대조해본 결과 첫 번째 상품은 케이뱅크의 '핫딜적금x우리카드', 두 번째 상품은 기업은행의 'IBK W소확행통장', 세 번째 상품은 신한은행의 '신한 쏠메이트 적금'으로 추정된다. 이 중 케이뱅크 상품은 지난해 말 판매가 종료됐다.
기업은행의 IBK W소확행통장은 소상공인 지원을 목적으로 지난 2018년 출시됐다. 소상공인 지원 목적에 맞게 가입자가 온누리상품권을 현금으로 구매한 실적과 헬스클럽, 골프연습장, 수영장, 스키장 등 레저업종에서 IBK카드(BC카드)를 사용한 실적을 합쳐 최고 연 2.4%p의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혹은 레저업종에서 IBK카드를 사용한 건수에 따라 우대금리를 최고 연 2.4%p 받을 수 있다.
우대금리 조건을 세부적으로 보면 온누리상품권 구매금액과 레저업종 IBK카드 사용금액을 합친 금액이 △20만원 이상인 경우 연 1.0%p △50만원 이상인 경우 연 1.7%p △100만원 이상인 경우 연 2.4%p의 우대금리가 적용된다.
이 상품은 소상공인 지원을 목적으로 하는, 일종의 '착한 금융상품'이다. 문제는 선한 기획의도와 다르게 소비자가 느끼기에 우대금리 조건에 대한 안내가 미흡했다는 점이다.
이 상품에서 우대금리를 받으려면 가입자는 매년 해당 금액(20만원·50만원·100만원 이상) 만큼의 '온누리상품권 구매 및 레저업종 카드사용 실적'을 보유해야 한다.
그러나 가입자 가운데서는 가입 첫 해에만 해당 금액만큼의 실적을 보유하면 되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있었다. 또 이와 관련한 당국의 경고성 자료가 나온 이후 홈페이지 내 해당 상품에 대한 설명 개선이 이뤄지지 않은 점도 문제로 꼽힌다. 다만, 기업은행 측은 관련해 소비자 안내를 강화하고자 유관기관과 협의 중으로 조만간 개선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해당 상품 관련해서 현재까지 설명이 바뀐 부분은 없다"면서도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유관기관과 협의해 상품 안내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쏠메이트 적금은 지난해 10월 출시된 상품으로 △친구 초대하기 △친구 초대받기 △마케팅동의 등 충족 여부에 따라 최고 연 5.5%p의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 기본금리 연 1.5%에 우대금리 조건을 모두 충족하면 최고 연 7%의 고금리를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이 상품에 대해선 기본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은 반면, 친구초대에 따른 우대금리 충족 조건에 대한 안내가 미흡하다는 민원이 제기됐다. 신한은행 측은 당국 지적 이후 상품을 판매할 때 우대금리 조건에 대한 안내를 강화했다는 설명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그(금융당국 자료) 이후로 친구초대 우대금리와 관련해서 실제로 어떻게 우대금리가 적용되고 있는지 등 안내를 지속적으로 강화했다"며 "앞으로 새로운 상품이 나올 때 우대금리 관련 안내 강화 등 당국 요구를 잘 참고해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