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유료방송, 가이드라인 있어도 송출수수료 대립 여전
홈쇼핑-유료방송, 가이드라인 있어도 송출수수료 대립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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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 업계 "유료방송 가입자 둔화에도 송출수수료 더 늘어···수수료 인하해야"
유료방송 업계 "송출수수료, 홈쇼핑 업황 악화 직접 원인 아냐"
(사진=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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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이도경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홈쇼핑 송출 수수료 합리화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했음에도 여전히 유료방송업계와 홈쇼핑 업계의 송출 수수료를 둘러싼 대립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홈쇼핑 업계는 비대면 특수 소비 감소로 외형 성장이 멈춘 만큼 송출 수수료를 줄여야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유료방송 업계는 송출 수수료가 홈쇼핑 업계 어려움의 직접적 원인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과기정통부는 지난 3월 홈쇼핑PP(방송채널사용사업자)에 대한 송출수수료 개정 가이드라인을 내놨다.

개정안은 기존 대가 산정 방식에서 물가 상승률과 유료방송사 방송 사업 매출 증감 등 조정계수를 삭제하고, 수수료 협상 시 유료방송사업자가 일방적으로 통지하는 것이 아닌 양측 상호 협의 방식으로 결정하도록 했다.

송출 수수료는 홈쇼핑 사업자가 채널 편성의 대가로 IPTV·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위성방송 등에 지불하는 일종의 자릿세다.

홈쇼핑 업계는 유료방송 가입자 증가폭 둔화에 홈쇼핑 실적이 악화하는 상황에서도 송출 수수료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수수료 인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과기정통부가 지난달 발표한 '2022 하반기 유료방송 가입자 수 및 시장점유율'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유료방송 가입자 수는 3624만8397여명으로 상반기 대비 0.67% 증가했다. 직전 반기 대비 가입자 수 증감률이 1% 미만으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료방송 가입자 증가폭 둔화와 함께 소비자 쇼핑이 온라인 중심으로 재편되며, 지난 1분기 홈쇼핑 업계 '빅4'로 불리는 GS샵·CJ온스타일·롯데홈쇼핑·현대홈쇼핑 4개사의 매출도 일제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 GS샵의 매출은 약 29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 감소했으며, CJ온스타일 역시 0.4% 감소한 3161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같은 기간 롯데홈쇼핑과 현대홈쇼핑은 각각 16.0%·4.8% 줄어든 2310억원·2206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역성장했다.

반면 지난해 홈쇼핑 사업자들이 유료방송사업자에 지불한 송출 수수료는 역대 최대 수준으로 나타났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 13일 발표한 '2022 회계년도 방송사업자 재산상황 요약'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12개 홈쇼핑PP(TV홈쇼핑 7개·T커머스 5개)사의 매출은 3조7113억원으로 전년 대비 2.9% 감소한 반면, 이들이 유료방송사업자에 지불한 송출 수수료는 2조4148억원으로 전년 대비 7.4% 증가했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유료방송 사업자에 연간 지출하는 송출 수수료가 방송사업 매출액과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현재 연간 방송 매출의 60% 수준이 송출 수수료로 나가는 상황"이라며 "과기정통부 개정 가이드라인이 나온 만큼, 홈쇼핑 업황 악화를 고려해서라도 송출 수수료 협상이 원만히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유료방송 업계는 홈쇼핑 사업자들이 TV 방송을 통해 모바일 앱 결제 할인혜택 등을 제공하며, 방송 판매 매출을 모바일로 유도하고 있는 만큼, 모바일 매출액을 포함하면 송출 수수료가 지나치게 높지 않다고 주장한다.

유료방송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 업계의 업황 악화는 이해하고 있지만, 보다 직접적 원인은 소비자들이 TV 방송에서 e커머스 등 온라인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홈쇼핑 업계는 방송사업 매출액의 60%가 송출수수료로 나간다고 주장하지만, 모바일을 포함한 실제 송출수수료 비중은 30% 수준"이라고 말했다.

지난 3월에 발표된 가이드라인의 소급 적용 여부도 협상을 지연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부 유료 방송사에서 올해 초부터 송출 수수료 협상을 시작한 만큼 뒤늦게 나온 개정안 적용을 미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과기정통부는 올해 협상분은 개정된 가이드라인을 따르는 것이 맞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지만, 여전히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개정 가이드라인을 올해부터 준수해야 한다고 입장을 내놓은 만큼, 협상 시작 시기와는 별개로 올해 송 출수수료 협상분은 개정된 가이드라인을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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