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수신비중 33.2%, 일년새 8.6%p↑
연체율, 고정이하여신비율 각 0.9%p, 1.21%p↑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최근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에 대한 신용경계감이 증대된 가운데, 국내 저축은행이 최근 몇 년새 비대면 수신 비중을 늘린 결과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 사태)'에 취약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21일 한국은행의 '2023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저축은행 업권의 연체율이 3.4%로 전년 대비 0.9%포인트(p)나 급증했다. 또한 고정이하여신비율도 1분기 6.81%로 전년 동기 대비 1.21%p나 급등했다.
이는 부동산 경기가 부진한 가운데, 부동산·건설업 관련 익스포저(위험노출액) 높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저축은행의 부동산 관련 대출잔액은 1분기 기준 32조1000억원으로, 전체 대출의 25.4%에 달한다. 이는 은행권 부동산 익스포저 비중(13.2%)을 두배 가량 상회한다.
저축은행의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대출 규모는 지난해 말 10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3000억원 증가했다. 부동산PF대출의 연체율도 2.1%로 같은 기간 0.9%p나 급증했다.
여기에 저축은행은 상환능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청년층을 중심으로 취약차주 대출 규모가 확대됐으며, 지난 2021년 3분기 이후 신용대출의 건전성이 크게 저하됐다. 실제 저축은행의 취약차주 대출 규모는 2019년 말부터 2022년 말까지 32.5% 증가한 반면, 20~30대의 증가폭은 51.6%로 나타났다.
그 결과 미국 중소은행과 규제환경이 유사한 저축은행의 유동성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저축은행 업권의 높은 비대면 수신 비중이다. 1분기 국내 저축은행의 비대면수신(모바일+인터넷뱅킹) 잔액이 38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3%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대면수신이 전체대출에 차지하는 비중도 33.2%로 전년 동기 대비 8.6%포인트(p)나 확대했다. 특히 일부 저축은행들은 비대면수신 비중이 62.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예금자보호 한도인 5000만원을 초과한 고액 예금은 감소했다. 1분기 저축은행의 5000만원 초과 예금 잔액은 30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3% 감소했다. 그 비중도 18.4%로 같은 기간 10.2%p 감소했다.
이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통합 앱 출시, 예금유치 경쟁 심화 등으로 저축은행의 비대면 수신 비중이 작년 3분기 이후 빠르게 증가했다"며 "금리 인상에 민감한 비대면 이용 예금자의 특성상 부정적 정보 확산시 보다 빠르게 예금이 인출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일부 저축은행은 자금조달 경로가 비대면 수신 또는 퇴직연금에 편중돼, 예금유출에 따른 유동성리스크에 보다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다만 저축은행의 낮은 상호연계성과 중앙회의 유동성 지원 여력 등을 고려하면 뱅크런이 발생해도 시스템 리스크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다"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