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4회 동결에도···꺾이지 않는 은행 대출금리 오름세
기준금리 4회 동결에도···꺾이지 않는 은행 대출금리 오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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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금리 상승···은행채 전월比 약 11~21bp↑
5대 銀, 주담대 금리 '하단 4%·상단 7%' 돌파
서울 시내 한 은행 앞에 대출 안내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은행 앞에 대출 안내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3일 기준금리를 현 3.5%로 동결하기로 했지만 대출금리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글로벌 긴축 장기화 가능성이 높아진 데다 불확실성 요인들이 겹치면서 시장금리 상승 압박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3일 은행권에 따르면 이날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변동금리(신규코픽스·금융채 6개월물)는 연 4.21~7.026%다. 주담대 고정금리(금융채 5년물)는 연 4.06~6.26%를 기록했다. 한 달 전인 6월 7일 변동·고정금리 하단은 각각 연 3.91%, 3.88%를 기록했으나 현재는 모두 4%대로 뛰었다. 최근까지 6% 중후반에 머무르던 금리 상단도 현재는 7%를 돌파한 상황이다.

같은 날 기준 5대 은행의 전세대출(신규코픽스·금융채 6개월물) 금리는 연 4.05~6.72%, 대표 신용대출(금융채 6개월물) 금리는 연 4.60~6.646%를 보였다.

올해 3월 들어 글로벌 금리인상 사이클이 종료될 것이란 기대감에 차츰 내려가던 금리는 5월 들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당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인사들이 매파적 발언을 내놓는 등 긴축 장기화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시장금리가 슬금슬금 오르면서 이에 영향을 받는 대출금리도 오름세로 전환한 것이다.

이날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대출금리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실제 오는 17일 발표 예정인 '6월 코픽스 금리'도 전월보다 높을 가능성이 크다. 코픽스 산정 기준이 되는 은행채, 예·적금 금리 등이 모두 전월보다 올랐기 때문이다.

주요 가계대출 상품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6개월물(무보증·AAA)의 경우 5월 평균 3.698%에서 6월 평균 3.81%로, 한 달 새 11bp(1bp=0.01%p) 상승했다. 고정(혼합)금리 기준인 은행채 5년물(무보증·AAA)도 5월 평균 3.959%에서 6월 평균 4.170%로 약 21bp 올랐다.

주요 은행의 예적금 금리도 오르고 있다. 국내 8개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SC제일·한국씨티은행)의 이날 기준 주요 정기예금 상품 최고금리(1년 만기)는 연 3.50~4.20%다. 최근 은행권에서 보기 어려웠던 연 4%대 예금금리(SC제일은행 e-그린세이브예금)가 다시 등장했다.

여기에 전월 취급한 정기예금 평균금리가 약 3.47%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은행 조달금리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코픽스는 해당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다. 코픽스가 오르면 이에 연동되는 변동형 주담대, 전세대출 금리도 오른다.

대출금리 하락은 기준금리 인하 전망이 보다 뚜렷해졌을 때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날 한은이 기준금리 동결과 함께 긴축기조를 '상당 기간' 이어가겠단 계획을 밝히면서 당분간 대출금리 하락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한 은행 관계자는 "지난주 채권금리 급등을 불러왔던 새마을금고 사태가 진정되고 있다고는 하나 시장에 여러 불확실한 상황이 겹치면서 은행들도 유동성을 미리 확보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당분간 조달금리 상승이 불가피한 상황이라 대출금리도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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