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영업 강화, 기업카드 취급고 증대 등 실적 개선 견인
건전성 관리 부담은 커져···2분기 연체율 1.48% '0.34%p↑'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하나카드(대표이사 이호성)가 1분기 부진을 털어내고 2분기 반등에 성공했다. 대출영업 강화와 기업카드 취급고 증대로 올해 1분기와 견줘 양호한 실적을 냈다. 하지만 연체율 증가에 따른 대손 충당금 적립과 높은 조달금리 탓에 전년 동기 대비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따라 3분기에도 반등 분위기를 이어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더구나 대출영업 확대에 따른 연체율 증가와 손실흡수능력 악화 등은 올해 하반기 '이호성號'가 해결해야 할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다.
◇2분기 실적 반등···"공격적 영업확대 전략 영향"
2일 하나금융그룹의 공시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하나카드의 순이익은 524억원으로 전분기(202억원) 대비 159.4% 급증했다.
하지만 작년 같은 기간(641억원)보다 순이익은 18.3%(117억원)가량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말 레고랜드 사태 여파에 따른 조달비용 상승 탓에 실적 부진에서 좀처럼 헤어나오지 못한 모양새다.
하나카드의 2분기 실적 개선의 배경은 공격적인 영업전략 등이 자리잡고 있다. 실제로 2분기 주요 카드사의 순이익을 보면, KB국민카드 1109억원(전분기 대비 35.2% 증가), 신한카드 1502억원(9.9% 감소), 우리카드 364억원(20.7% 감소) 등으로 나타났다. 고금리 등 비우호적인 경영환경에서도 하나카드의 경우 괄목할만 실적개선을 이뤄낸 것.
이런 분위기는 카드이용 실적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하나카드의 상반기 카드이용실적은 64조39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7% 증가했다.
특히 카드론 취급이 크게 늘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상반기 국내 9개 카드사의 카드론 이용실적은 21조617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4%나 감소한 반면, 하나카드의 카드론 이용실적은 1조9035억원으로 53.2%나 급증했다.
반면 신한·삼성·KB국민·현대·우리·NH농협카드의 경우 카드론 상반기 이용실적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쪼그라들었다. 상반기 카드론 이용실적이 증가한 곳은 하나카드 외에 롯데카드(6.5%) 정도다.
이외에 현금서비스 이용실적도 1조7464억원으로 16.5% 늘었고, 할부 매출액도 6조6044억원으로 40.2%나 증가했다. 카드론 잔액도 3조241억원으로 33.5% 늘었다.
반면 상반기 판매관리비는 11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 감소하는 등 비용절감에도 성과를 보였다. 그 결과 1분기 3.73%, 0.66%까지 떨어졌던 ROA(총자산이익률)와 ROE(자기자본이익률)가 2분기 6.62%, 1.15%까지 상승했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2분기 실적이 전분기 대비 크게 증가했으며, 분기별로 볼 때 꾸준한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며 "누적된 영업활동 등을 감안하면 더 나아질 부분이 있다. 하반기에도 순이익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상반기 업권의 실적이 다소 줄었지만, 향후 조달금리 등이 안정화되면서 하반기엔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상반기 영업활동을 확대한 만큼, 향후 실적 개선세가 타사 대비 클 수 있다고 본다. 관건은 리스크 관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건전성 악화···급증한 연체율에 대손비용도↑
문제는 악화된 건전성이다. 2분기 말 하나카드의 연체율(1개월 이상)은 1.48%로 전분기 대비 0.34%포인트(p) 상승했다. 또한 2분기 말 NPL(부실채권)은 145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56.2%나 급증했으며, NPL 비율 또한 1.19%로 0.4%p 악화됐다.
이처럼 건전성이 악화된 주원인은 수익성 개선을 위한 대출영업의 확대에 따른 부작용으로 풀이된다. 당초 카드사들은 거듭된 수수료율 인하 여파로 신용판매 부문의 수익성이 극단적으로 악화되자, 카드론 등 대출부문의 영업을 늘려 수익성을 보전하고 있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해 하나카드다. 하나카드의 작년 카드론 매출액은 3조460억원으로 전년 대비 29.6%나 감소했고, 그 결과 연체율은 지난해 1분기 0.97%에서 3분기 0.77%까지 개선됐다. 그러나 4분기 순이익이 2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7%나 급감하는 부작용이 나타났다.
이런 기조는 지난 1월 이호성 대표가 취임하면서 뒤바꿨다. 건전성 관리가 카드업권의 화두가 된 상황과 달리, 하나카드의 경우 대출 영업을 늘리고 할부 혜택을 부활하는 등 영업활동 강화에 나선 것. 그 결과 2분기 수익성은 반등했지만 연체율은 0.34%p나 악화되는 등 사실상 수익성과 건전성을 등가교환했다는 평이다.
이와 달리 신한카드의 2분기 연체율은 1.43%로 전분기 대비 0.06%p 상승하는데 그쳤고, KB국민카드(1.16%)와 우리카드(1.16%)는 오히려 0.03%p, 0.19%p씩 하락(개선)했다.
건전성 리스크가 현재 진행형이라는 점도 변수다. 상반기 적립된 하나카드의 대손충당금은 19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9.7%나 급증했다. 이는 급증한 조달비용과 함께 상반기 순이익 감소세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대손비용 확대에도 손실흡수능력은 오히려 떨어졌다. 6월 말 기준 하나카드의 NPL커버리지비율은 244.98%로 전년 동기 대비 181.07%p, 전분기 대비 99.83%p나 급감한 상태다. 이처럼 악화된 건전성과 손실흡수능력은 하반기 하나카드의 대손비용을 늘려야 하는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상반기 연체율 등이 증가한 측면이 있어, 하반기에는 타이트하게 건전성을 관리할 것"이라며 "향후 상대적으로 연체율이 낮은 자동차 할부·리스 등의 영업활동을 강화하면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