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류 7.1%↑···전기·가스·수도 요금은 21.1% 올라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물가 둔화 흐름이 이어지면서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2개월 연속 2%대를 기록했다. 폭우의 영향으로 채소류 가격이 급등했으나 석유류 가격이 크게 떨어지면서 전체 물가의 하향 안정화 추세에 영향을 미쳤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2023년 7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1.20으로 지난해 7월보다 2.3% 올랐다. 이는 2021년 6월(2.3%) 이후 25개월 만의 최저치다.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12월 5.0%에서 올해 1월 5.2%로 소폭 상승한 뒤 2월 4.8%, 3월 4.2%, 4월 3.7%, 5월 3.3%, 6월 2.7% 등으로 꾸준히 둔화하고 있다. 석유류 가격의 하락이 전체 물가 상승률의 둔화 흐름을 이끌었다. 석유류는 1년 전보다 25.9% 하락하면서 관련 통계가 작성된 1985년 1월 이후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7월 집중호우의 영향으로 채소류 가격이 전월보다 올랐으나 석유류가 하락하며 물가 상승을 억제했다"고 말했다.
구매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4개 품목으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는 지난해보다 1.8% 상승했다. 2021년 2월(1.7%) 이후 29개월 만에 1%로 내려앉았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인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지난해 동월보다 3.9% 올라 지난해 4월(3.6%)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의 상승률도 6월 3.5%에서 지난달 3.3%로 0.2%p(포인트) 낮아졌다.
품목별로 보면 농축수산물이 전년 동월 대비 0.5% 하락했다. 사과(22.4%)·고등어(9.2%)·닭고기(10.1%) 등이 오른 반면 국산 쇠고기(-6.4%)·돼지고기(-3.8%)·배추(-23.5%) 등은 하락했다. 다만 농축수산물은 폭우의 영향으로 전월 대비로는 1.7% 상승했다. 특히, 상추(83.3%)·시금치(66.9%)·열무(55.3%) 등의 가격이 급등하면서 채소류가 7.1% 올랐다.
공업제품은 석유류 하락으로 전년 동월 대비 0% 상승률을 보였다. 경유와 휘발유가 각각 33.4%, 22.8% 떨어졌다. 가공식품은 빵(8.1%), 우유(9.3%) 등의 가격이 오르면서 6.8% 상승했다. 전기·가스·수도 요금은 전년 동월 대비 21.1% 상승했다. 전기료가 25%, 도시가스가 21.3%, 지역난방비가 33.4% 올랐다.
서비스 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 올랐다. 이 가운데 개인서비스 물가가 4.7% 올랐다. 개인서비스 중에서는 외식 물가가 5.9%, 외식 제외 물가가 3.8% 상승했다. 외식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월 5.5%을 기록한 이후 18개월 만에 최저치다. 공공서비스 물가는 1.2%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