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8월 소비자물가가 폭염·폭우 등의 영향으로 4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상승했다. 석유류 물가도 지난해 높은 물가에 따른 기저효과가 사라지면서 전달보다 상승폭을 키우는 원인이 됐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2023년 8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2.33으로 1년 전보다 3.4% 상승했다. 올해 4월 3.7%를 기록한 뒤로 4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이다.
물가상승률은 지난 2월부터 둔화하다가 7월 2.3%로 2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3개월 만에 다시 3%대로 올라서게 됐다.
폭염·폭우 등 이상기후 영향으로 농산물이 1년 전보다 5.4% 올라 전체 물가를 0.26%p(포인트) 끌어올렸다. 사과가 30.5% 올라 상승폭이 컸고, 쌀은 7.8% 상승했다. 국산쇠고기(-6.0%), 배추(-16.7%) 등은 하락했다.
석유류는 11.0% 하락했다. 7월까지 계속된 기저효과가 사라지면서 전달(-25.9%)보다 하락폭이 축소됐다.
공업제품은 2.6% 상승률을 기록했다. 유아동복(13.7%)과 티셔츠(14.3%) 등 의류 물가가 강세를 보였고, 경유(-16.9%)와 휘발유(-4.6%)는 전년 대비 떨어졌다.
서비스 물가는 전년 대비 3.0% 올랐다. 보험서비스료(12.9%), 공동주택관리비(4.9%) 등이 올랐고 승용차임차료(-14.9%), 국내단체여행비(-10.9%)에선 하락세가 나타났다.
전기·가스·수도 등 공공요금은 21.1% 상승률을 나타냈다. 전기료(25%), 도시가스(21.4%) 등이다.
구매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4개 품목으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3.9% 상승했다. 올해 3월(4.4%) 이후 최대폭이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인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각각 3.9%, 3.3%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