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인터넷전문은행들의 연체율이 사상 최고치까지 치솟았다. 금융당국 지침에 맞춰 중·저신용대출 공급을 대폭 늘린 인터넷은행들이 고금리 장기화 여파로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진 모습이다.
17일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인터넷은행의 신용대출 연체율은 1.20%를 기록했다.
신용대출 연체율은 지난 2021년 0.3% 수준에서 유지되다가 지난해부터 점차 올라 지난해 6월 말 0.42%, 12월 말 0.77%, 올해 6월 말 1.04%, 8월 말 1.20%로 꾸준히 상승했다. 이는 인터넷은행 3사 출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국내은행의 지난 6월 말 기준 주택담보대출 제외 가계대출(신용대출 등) 연체율이 0.62%인 점과 비교하면 인터넷은행의 신용대출 연체율은 높은 편이란 지적이다. 은행별로는 토스뱅크가 1.58%로 가장 높았고 케이뱅크가 1.57%, 카카오뱅크가 0.77% 순이었다.
중·저신용대출만 따로 보면 연체율 증가세는 더 가파르다. 지난달 말 기준 3사의 중·저신용대출 연체율은 2.79%로 집계됐다. 2021년 말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0.8%대를 유지했지만 올해 6월 말에는 2.46%까지 상승했다. 1년 전(0.84%)과 비교하면 2.9배 뛴 것이다.
은행별로는 케이뱅크가 4.13%로 가장 높았다. 뒤이어 토스뱅크 3.40%, 카카오뱅크 1.68% 순이었다. 중·저신용 연체율은 각 사 개별로도, 3개사 합산 기준으로도 역대 최고 수준이다.
인터넷은행 연체율이 빠르게 오르는 이유는 고금리가 장기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지난 2021년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기준금리를 10차례에 걸쳐 인상하면서 연 0.50%였던 기준금리는 현재 3.50%까지 3.00%p(포인트) 높아졌다. 한은이 2월부터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는 했지만, 미국 등 주요국 긴축 장기화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당분간 금리는 높은 수준에서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은행은 중·저신용대출 비중을 높여야 해 고금리 시기 건전성 관리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인터넷은행은 중저신용대출 공급 활성화란 인가 취지에 따라 해당 대출을 일정 목표치까지 달성해야 한다.
인터넷은행 3사의 지난달 말 기준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잔액 기준)은 카카오뱅크 28.4%, 케이뱅크 25.4%, 토스뱅크 35.6%로 집계됐다. 3사 모두 연말 목표치(30%·32%·44%)에 미치지 못해 하반기 중·저신용대출 비중을 더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