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압력에 긴축 장기화 우려 확대···원·달러 환율, 1350원 마감
인플레 압력에 긴축 장기화 우려 확대···원·달러 환율, 1350원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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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하루 새 11.5원 상승···달러인덱스 106.3
9월 CPI, 주거비·에너지 상승세에 예상치 상회
미국 국채 10년물 4.67%···2년물 5% 재돌파
13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3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원·달러 환율이 하루새 11원 이상 급등한 1350원으로 마감했다. 예상보다 견고한 물가상승 압력에 고금리 장기화 전망에 힘이 실렸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역시 불거지며, 위험통화인 원화 가치를 떨어뜨렸다는 분석이다.

1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장 대비 11.5원 오른 달러당 1350.0원에 마감했다. 환율이 1350원대로 마감한 것은 지난 5일(1350.5원) 이후 5거래일 만이다.

이날 환율 상승세의 주재료는 예상치를 웃돈 물가 압력과 고금리 장기화 전망이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미 노동부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3.7%, 전월 대비 0.3%씩 상승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3.6%, 0.3%)를 소폭 웃돌았다.

물가상승세를 이끈 것은 에너지 부문과 주거비다. 9월 CPI를 살펴보면 중고차 물가가 전월 대비 2.5%나 하락했지만, 주거비가 0.6%로 전월 대비 0.3%포인트(p) 확대됐다. 에너지 가격도 축소됐지만, 1.5%라는 높은 상승폭을 유지했다. 주거비와 에너지 부문의 물가 기여도도 0.2%p, 0.1%p씩 확대됐다.

특히 연준이 주의 깊게 보고 있는 서비스 부문의 슈퍼코어 CPI(근원 CPI에서 주거비를 제외한 물가)가 전월 대비 0.6%나 상승하며, 최근 1년새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에 시장내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둔화) 기대감이 급격히 약화됐으며, 현재 높은 금리 수준이 장기간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확산됐다.

해당 발표 직후 최근 하락세를 보인 국채금리가 일제히 반등한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일 4.53%선에서 현재 4.67%선까지 반등했으며,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도 전일 4.98%선에서 현재 5.04%선까지 상승했다. 이에 달러인덱스 또한 전일 105.3선에서 현재 106.3선까지 급등했다.

반면 주요국 통화 가치는 일제히 하락했다. 유로와 파운드화는 현재 1.053달러, 1.22달러선으로 하루새 약 1%씩 하락했다. 위안화와 엔화 가치도 달러당 7.307위안, 149.7엔선까지 절하됐다. 특히 주요 상품통화인 호주달러가 0.632달러로 하루새 1.7% 가량 떨어졌다.

지정학적 리스크도 불거졌다.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전일 월리 아데예모 미 재무부 부장관이 하원 민주당 의원들을 만나 미국과 카타르 정부가 카타르 은행에 예치된 원유수출대금 60억달러(약 8조원)를 이란이 사용하지 못하도록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험선호심리가 위축되자, 국내 증시도 급락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2456.15로 전장 대비 0.95% 하락 마감했으며,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들은 1612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코스닥 지수도 822.78로 마감, 하루새 1.52%나 떨어졌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슈퍼 코어 CPI 등 최근 연준이 주시하는 주요 물가지표가 긴축 장기화를 가리키고 있다"며 "그 결과 최근 국채금리 하락세 등으로 금리 인하 타이밍이 당겨질 것이란 시장 기대감이 일시에 무너졌다. 약달러에 배팅했던 숏포지션이 청산되며, 롱포지션으로 올겨갔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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