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3.8% 오르며 3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상승폭은 지난 3월(4.2%)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컸다. 글로벌 고유가가 해소되지 않는 데다, 이상기온과 맞물려 농산물값이 불안한 흐름을 이어간 영향으로 풀이된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3.37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8% 올랐다. 상승폭은 지난 8월 3.4%, 9월 3.7%에 이어 더 확대됐다.
지난해 7월 6.3%로 정점을 찍은 후 8월(5.7%)부터 올해 1월(5.2%)까지 5%대를 이어가던 물가상승률은 5월까지 3%대를 기록하다 6월(2.7%)과 7월(2.3%)엔 2%대로 축소됐다. 이후 8월부터는 다시 3%대로 상승폭이 커졌다.
석유류는 1년 전과 비교하면 1.3% 하락했다. 다만 전년동월비 하락폭이 7월 -25.9%, 8월 -11.0%, 9월 -4.9% 등으로 줄어들면서 오히려 물가상승폭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휘발유는 전년 동월 대비 6.9% 상승했고, 경유와 자동차용 LPG는 각각 7.9%, 11.8% 하락했다.
농축수산물은 7.3% 올라 전월(3.7%)보다 상승폭을 확대했다. 특히, 채소류(5.3%)를 비롯한 농산물이 13.5% 뛰면서 2021년 5월(14.9%) 이후 2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축산물은 -0.1%, 수산물은 3.0% 상승률을 보였다.
세부적으로 사과가 72.4% 올라 높은 상승폭을 나타냈고 쌀은 19.1% 올랐다. 반면, 무(-36.2%), 국산쇠고기(-3.1%) 등은 하락했다.
10월 서비스 물가 상승률은 3.0%를 기록했다. 보험서비스료(12.9%), 공동주택관리비(5.4%)는 올랐고, 승용차임차료(-18.6%), 전세(-0.6%) 등은 하락했다. 전기·가스·수도 등 공공요금은 지난 10월보다 9.6% 올랐다. 세부적으로 전기료 14.0%, 도시가스 5.6% 등이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3.6% 올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3.2% 올랐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4.6% 상승했다.
통계청 김보경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전기·가스·수도 가격이 지난해 10월 요금 인상 기저효과로 전년 동월 대비 상 폭은 둔화됐으나 농산물 상승률이 증가했다"며 "석유류 하락폭도 축소되면서 상승률이 전월보다 높아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