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기업 카카오에 요구하는 사회적 눈높이에 부응하는 책임경영"
회사측 "경영 일선 복귀 아냐···CA협의체·준법과신뢰위원회 유지"
[서울파이낸스 이도경 기자] 창사 이후 최대 위기에 빠진 카카오가 외부 감독기구 격인 '준법과 신뢰위원회'를 출범시키기로 한 데 이어 김범수 창업자가 직접 경영 쇄신을 직접 지휘하는 기구를 신설한다고 6일 밝혔다.
카카오는 이날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 등 20여 명의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2차 공동체 경영 회의를 열고 김 센터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내부 기구인 경영쇄신위원회를 신설키로 결정했다.
경영쇄신위원회는 카카오가 위기를 극복할 때까지 카카오 공동체 전체의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는 역할을 맡는다. 위원장은 김 센터장이 직접 맡고, 주요 공동체 최고경영자들이 참여한다.
다만 카카오는 김 센터장이 쇄신을 주도하는 것일 뿐, 경영 일선에 복귀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김 센터장은 카카오페이 경영진의 '먹튀' 논란이 지속되던 작년 3월 글로벌 시장 확대 등을 이유로 이사회 의장에서 사임하며 국내 경영 일선에서는 물러난 상태다. 지난 9월 위기관리·경영지원·사업·투자 4대 총괄 체제로 전환한 CA협의체도 유지된다.
이날 오전 7시부터 5시간 가량 열린 회의에서는 '준법과 신뢰위원회' 설치, 운영 관련 내용도 논의됐다. 회사 외부 기구인 준법과 신뢰위원회는 카카오 관계사의 준법 감시 및 내부통제 체계를 강화하는 집행기구 역할을 맡는다. 준법과 신뢰위원회 활동에는 카카오 주요 관계자도 참여하고, 위원장인 김소영 전 대법관과 긴밀히 논의키로 했다.
회의에서는 가맹 택시 수수료를 비롯한 카카오모빌리티 쇄신안 논의도 이뤄졌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1일 윤석열 대통령이 이 회사의 택시 시스템에 대해 "부도덕하다"고 강하게 질타한 직후 이른 시일 안에 주요 택시 단체 등과 일정을 조율해 전면적 수수료 체계 개편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기로 했다.
김 센터장은 회의에서 "지금까지 각 공동체의 자율과 책임경영을 위해 권한을 존중해왔지만, 창업자이자 대주주로서 창업 당시의 모습으로 돌아가 위기 극복을 위해 앞장서 책임을 다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다양한 분야의 이해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 발로 뛰며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카카오는 이제 전 국민 플랫폼이자 국민 기업이기에, 각 공동체가 더 이상 스스로를 스타트업으로 인식해선 안 된다"며 "오늘날 사회가 카카오에 요구하는 사회적 눈높이에 부응할 수 있도록 책임 경영에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26일 구속된 카카오 배재현 투자총괄대표를 포함해 투자전략실장 A씨,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전략투자부문장 B씨 등 3명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한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김 센터장과 홍은택 대표의 송치도 검토하고 있다.
배 투자총괄대표 등은 지난 2월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인수전 경쟁 상대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사모펀드 운용사 원아시아파트너스와 공모해 SM엔터테인먼트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 가격 이상으로 끌어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