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11조7000억 증가···기타대출 5.5조원 감소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올해 3분기 국내 가계빚이 14조원 넘게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다시 경신했다. 고금리 장기화 기조 속 주택매매 관련 수요가 늘면서, 특례보금자리론을 중심으로 주택담보대출이 17조원 넘게 불어난 영향이다.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이 1875조6000억원으로 전분기 말 대비 0.8%(14조3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역대 최대치로, 2개 분기 연속 증가세다.
앞서 가계신용은 지난해 3분기 1871조1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직전)를 경신한 이래, 2개 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이 과정에서 올해 1분기 가계신용이 역대 최대 감소폭(14조4000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2분기 들어 증가 전환했고, 3분기 들어 최대치를 재경신한 상태다.
이 중 판매신용(카드대금)을 뺀 가계대출의 3분기 말 잔액은 1759조1000억원으로, 3개월 만에 11조7000억원이나 증가했다. 이 역시 역대 최대규모다.
가계빚 증가세를 이끈 것은 주택담보대출이다. 3분기 주담대 잔액은 1049조1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7조3000억원이나 폭증했다. 이는 최대 잔액일 뿐만 아니라, 증가폭도 2분기(14조1000억원)에 비해 확대됐다.
반면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710조원으로 전분기 대비 5조5000억원이나 줄었다. 이는 8개 분기 연속 감소세로, 감소폭은 2분기(5조4000억원)와 비슷한 수준이다.
한은 관계자는 "주택매매 관련 자금수요가 늘면서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책모기지와 개별주담대를 중심으로 주담대 증가폭이 확대됐다"면서 "반면 기타대출은 신용대출과 비주택부동산 담보대출이 위축되면서 8개 분기 연속 감소세를 지속했다"고 설명했다.
기관별로는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이 3개월 만에 10조원이나 증가했지만, 상호금융·상호저축은행 등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에서는 4조8000억원 줄었다.
기타금융기관 가계대출도 2분기에 비해 6조5000억원 증가했다. 다만 주택도시기금의 주택담보대출과 증권사 대출이 전분기 대비 감소로 전환하면서 증가규모가 축소됐다.
한은 관계자는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을 보면 주담대 증가규모가 확대된 반면, 기타대출의 감소세는 지속됐다"며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경우 주담대와 비주택 부동산담보대출 감소세가 둔화된 것이 특징"이라고 전했다.
이밖에 판매신용은 여행·여가 수요 증가 등으로 신용카드 이용규모가 확대되면서 전분기 대비 2조6000억원 증가했다. 3개 분기 만에 증가 전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