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최근 수도권 아파트 거래량이 급감한 가운데 종전 거래보다 가격을 높여 매도한 상승 거래는 감소하고, 가격을 낮춰서 매도한 하락 거래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부동산R114가 함께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공개된 수도권 아파트의 매매 가격을 분석한 결과 8∼9월 대비 10∼11월 매매가가 상승한 거래의 비중은 50.8%로 조사됐다.
이는 6∼7월 대비 8∼9월의 수도권 아파트 상승 거래 비중이 64.7%였던 것에 비해 13.9%포인트(p) 감소한 것이다.
이번 분석은 동일 단지, 동일 면적, 동일층에서 조사 기간내 계약이 1건 이상 있는 경우의 최고가를 비교했다.
반면 하락 거래는 8∼9월 30.2%에서 10∼11월에는 43.2%로 13%p 증가했다. 보합거래는 5.2%에서 6.0%로 늘었다.
지난달부터 거래량이 급감한 서울은 8∼9월의 경우 71.5%가 상승거래였으나 10∼11월은 58.0%로 감소했다. 이에 비해 하락거래는 23.7%에서 38.2%로 증가했다.
10월 이후 거래가 많지 않은 서초구(75.0%)와 구로구(75.0%), 마포구(66.7%), 서대문구(63.6%), 성동구(62.5%), 강서구(58.3%) 등지는 비교 대상의 절반 이상이 하락거래였다.
인천은 상승거래가 59.95%에서 49.0%로 줄었고, 하락거래는 34.8%에서 45.3%로 늘었다.
이처럼 최근 들어 하락 거래가 늘어난 것은 고금리가 지속되는 가운데 집값 고점인식에 대한 부담감으로 매수심리가 크게 위축된 영향이 크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25일 기준 10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293건으로 2월(2454건)과 비슷한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지난 4월부터 월 3000건 이상 팔리던 거래 행보도 6개월 만에 멈췄다.
특히 정부가 9월 말부터 특례보금자리 일반형(6억∼9억원) 대출을 중단한 것이 거래량 감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지난 9월 20.1%에 달했던 수도권 6억∼9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 비중은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 중단 이후 10월 들어 16.6%, 11월은 13.2%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은 6억∼9억원 이하 거래 비중이 지난 9월 28.4%에서 10월에는 25.3%, 11월에는 22.7%로 줄었다.
반면 아직 특례보금자리론 우대형 대출을 받을 수 있는 6억원 이하 거래 비중은 수도권이 지난 9월 63.0%에서 10월에는 71.1%로 커졌고, 11월도 현재까지 77.4%를 기록중이다. 서울 역시 지난 9월 21.4%였던 6억원 이하 거래 비중이 10월에는 31.2%, 11월에는 39.4%로 확대됐다.
이에 따라 주요 기관이 조사한 아파트값도 약세로 돌아섰다.
중개업소의 호가 반영 비중이 높은 KB국민은행 통계에서는 최근 2주 연속해서 서울 아파트값이 0.01% 하락했고, 한국부동산원 통계에서도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을 비롯해 구별로 하락 지역이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매수세 위축으로 집값이 한동안 약보합 내지 조정기를 거칠 수 있다고 본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고금리 기조가 최소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내년 1월 말에는 거래량을 지탱하던 6억원 이하 특례보금자리론 우대형 대출도 중단됨에 따라 한동안 거래 위축이 예상된다"며 "집값이 큰 폭으로 떨어지진 않더라도 올해 가격이 많이 오른 지역을 중심으로 하락거래도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