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금리 하락에도 마냥 웃을 수 없는 카드사, 왜
조달금리 하락에도 마냥 웃을 수 없는 카드사,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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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채 금리, 4.12%로 급락···여전채 발행도 '쑥'
만기채권과 연체율 등 '발목'···상생금융 압박 부담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카드사가 모처럼 한숨을 돌렸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5%에 육박했던 여전채 금리가 최근 4%초반까지 급락하며 여전채 발행이 급증하는 등 조달시장에 온기가 돌기 시작했지만, 불어난 연체율 등은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다. 여기에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압박까지 거세지면서, 카드사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일 여전채(AA+ 3년물) 금리는 4.123%로, 약 한달 전인 10월 1일(4.927%)과 비교해 0.804%포인트(p)나 떨어졌다.

앞서 여전채 금리는 꾸준한 하락세를 보이며 올해 초 5%대 기록한 뒤 지난 3월 3.8%대까지 떨어진 바 있다. 그러나 고금리 장기화 전망이 불거진 지난 5월을 기점으로 반등, 지난 10월 30일 4.938%까지 상승하는 오름세를 보였다.

카드사들은 예·적금 같은 수신 기능이 없어 여전채나 차입금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다. 이는 여전채 금리 오름세가 카드사 비용부담 가중과 연결된다는 의미다.

실제 7개 카드사의 3분기 기준 평균 조달금리를 살펴보면 3.05%로, 지난해 평균 조달금리(2.31%)보다 0.74%p나 높아졌다. 그 결과 카드사의 3분기 누적 이자비용이 2조9136억원으로 전년 대비 50.7%나 급등하는 등 실적악화를 부추겼다.

다만 한달새 조달금리가 급락하면서 향후 카드사들의 조달비용이 줄어들 것이란 긍정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11월 카드채 발행(3조4450억원)이 직전 전달(1조6500억원)과 비교해 두배 가량 급증하는 등 여전채 시장도 활기를 되찾고 있다.

그럼에도 4분기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 통상 조달금리는 최소 2~3개월 가량 시차를 두고 반영되는 데다, 과거 저금리 기조 당시 발행했던 장기채 만기가 속속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상반기 기준 7개 전업 카드사의 유동성부채(회사채+차입금)는 31조78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3%나 급증했다. 유동성부채 비중도 21.2%에서 25.3%로 확대됐다. 유동성부채는 장기부채 중 잔여만기가 1년 미만으로 줄어든 차입금과 회사채 등을 뜻한다.

통상 회사채 등의 만기가 도래하면 해당 부채를 상환하거나 재발행하는데, 발행 시점인 2~3년전과 비교해 시장금리가 크게 상승하면서 비용 부담이 확대된 것이다. 단적으로 여전채 금리가 4% 초반까지 내려갔지만, 3년 전인 2021년 초 여전채 금리는 1% 초중반에 불과했던 만큼 여전히 차환부담이 버겁다.  

카드사를 둘러싼 비우호적 업황도 전망을 어둡게 만든다. 카드사의 3분기 말 평균 연체율은 1.67%로 전년 동기 대비 0.62%p나 급증했다. 저신용자 이용 비중이 높은 카드사 대출의 특성상 고금리 장기화 여파에 직격 당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 역시 저신용‧저소득층 등 취약차주의 채무상환부담 증대를 근거로 4분기 카드업권의 신용위험지수를 29로, 전분기 대비 22p나 상향하기도 했다. 이처럼 건전성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대손비용도 불어나는 등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압박도 우려 요인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은행권에 이어 지난 6일 보험사 CEO들과 상생금융을 골자로 한 간담회를 가졌다. 금융권에선 현재 명확한 일정이 나오진 않았지만, 이달 중 카드업권을 대상으로 CEO 간담회가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상반기 카드사들은 청년층과 소상공인 등을 대상으로 2조원대의 지원방안을 내놓은 바 있다. 올해 실적과 건전성 등이 동반 악화된 가운데, 반년 만에 다시 상생금융안을 내놓을 여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최근 금리 하락세는 긍정적이지만, 비용에 제대로 반영되려면 최소 내년 3~4월은 돼야할 것"이라며 "반면 연체율은 계속 오르고 있으며, 신용판매 수익성도 악화되면서 업계 전반이 어려운 상황이다. 오히려 조달금리가 떨어진 것이, 상생금융 압박을 위한 재료로 활용될까 우려되는 면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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