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은행권 전이 속도 가팔라···유동성 지원안 확충해야"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예금취급기관간 수신경쟁이 심화되면서, 이들의 수익 안정성이 저하됐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예금 이외 대체 자금조달수단이 부족한 비은행권의 경우 은행에 비해 부정적 영향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한국은행 금융안정국 은행리스크팀은 '예금취급기관의 예금조달행태 변화 및 정책적 시사점 : BOK 이슈노트'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은행권의 예금금리 스프레드가 83bp(1bp=0.01%포인트)로, 2014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비은행권 역시 예금금리 인상으로 대응하면서, 비은행 예금금리 스프레드가 작년 4분기 기준 142bp로 크게 확대됐다.
예금금리 스프레드란 신규취급액기준 가중평균예금금리와 시장성수신금리 간 차이로, 예금시장에서 개별 예금취급기관의 수신경쟁도를 나타낸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일부 은행들이 유동성 규제 정상화 대응, 시장성 수신 애로 완화 등을 위해 수신을 확대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에 경쟁관계에 있는 상호금융, 저축은행 등 비은행권 역시 수신확보를 위해 예금금리를 빠르게 인상하면서 수신경쟁이 촉발됐다는 분석이다.
실제 과도한 수신경쟁이 없었던 2014년 1분기부터 2021년 2분기 중 은행권의 평균 예금금리 스프레드는 6bp, 비은행권은 52bp에 불과했다.
또한 높은 수준의 예금금리를 통한 비은행권의 수신행태가 지속됨에 따라, 올해 상반기 중 늘어난 예금(1분기 69조1000억원, 2분기 55조6000억원)의 64.9%가 상호금융과 저축은행 등 비은행권에 예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과도한 수신경쟁의 부작용이다. 은행리스크팀이 예금취급기관의 수신경쟁과 재무안정성 간 관계를 패널모형을 통해 분석한 결과, 예금금리 스프레드가 확대될수록 총자산수익률 변동성이 확대되며 수익 안정성이 저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예대금리차 수준이 낮은 예금취급기관은 총자산수익률 뿐만 아니라 자본관련 지표의 수준도 저하됐다.
보고서를 작성한 유재원 은행리스크팀 과장은 "은행들에 의해 수신경쟁이 촉발될 경우 그 파급영향이 예금 이외의 대체 자금조달수단이 부족한 비은행권에 빠르게 전이된다"며 "이를 고려해 평상시 은행권의 예금만기, 재예치규모 등 유동성관리 상황을 한층 더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특히 비은행권의 경우 위기시 중앙회가 개별 회원기관에 시의적절하게 유동성을 지원하는 방안을 확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