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전장사업 '드디어 결실'···투자 확대될 듯
삼성·LG, 전장사업 '드디어 결실'···투자 확대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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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이후 대형 M&A 잇달아 추진···車 시장 호황에 역대 최대 실적
글로벌 경쟁력 확보 위한 추가 M&A·JV 검토···"오너 투자 의지 강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구광모 LG 회장. (사진=각 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구광모 LG 회장.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2016년 이후 공격적으로 투자하던 전장사업이 올해 결실을 맺는 분위기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소비자 물가 상승으로 가전제품과 반도체 등 주력 사업이 부진한 가운데 전장사업만 역주행을 하며 두 회사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이 같은 호실적의 바탕에는 양사가 2016년 이후 인수해온 전장부품 자회사들이 있다. 

업계에 따르면 하만은 3분기 매출 3조8000억원, 영업이익 450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8300억원에 이른데다 4분기에도 3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돼 하만은 사상 처음으로 누적 영업이익 1조원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3분기까지 누적 매출 역시 10조47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 가량 늘었다. 지난해 연간 매출이 13조2100억원이었던 만큼 올해 누적 매출 14조원 돌파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전체 사업부문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 비중은 적은 편이지만, 불황 속에서 성장세가 두드러진 만큼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2017년 하만을 9조3000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삼성전자 등기이사로 경영 전면에 나선 이재용 회장의 첫 M&A 성과였다. 하만은 전 세계 19개의 공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카오디오와 텔레매틱스, 카 인포테인먼트 분야에서 세계 1, 2위를 다투는 기업이다. 최근에는 디지털 콕핏(디지털화한 자동차 운전 공간) 분야에서 업계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코로나19 팬데믹과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영향으로 한때 침체기를 겪었지만, 최근 전기차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올해 반도체 업황이 부진하면서 삼성전자 DS사업부는 적자를 기록했고 프리미엄 가전 역시 판매가 부진한 상황에서 전장 사업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는 게 업계 반응이다. 

하만이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세계 가전 박람회 2023(이하 CES)'에서 다양한 차량 기술을 선보인다. (사진=하만)
삼성전자는 올해 반도체와 가전 등 주력 분야에서 부진한 가운데 하만을 중심으로 한 전장 사업의 성장으로 새로운 동력을 확보했다. 사진은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세계 가전 박람회 2023(이하 CES)'에서 공개된 하만의 첨단 기술들. (사진=하만)

전장부품 업력에서는 삼성전자보다 더 오래된 LG전자는 VS사업본부와 ZKW, LG마그나 e파워트레인 등 삼각편대를 구축하면서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출범한지 올해로 10년째가 된 VS사업본부는 차량용 디스플레이와 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전반을 맡고 있다. 이어 ZKW는 차량용 조명, LG마그나는 전기차 모터 등을 맡았다. 

LG전자는 2018년 ZKW를 한화 약 1조100억원에 인수했다. ㈜LG도 이 회사에 약 4300억원의 투자해 회사 지분 30%를 확보했다. ZKW는 고휘도 LED 주간주행 램프, 레이저 헤드램프와 같은 차세대 광원을 탑재한 프리미엄 헤드램프를 세계 최초로 양산한 기술력까지 갖춘 회사다. LG전자에 인수되기 직전까지 ZKW의 연간 영업이익은 1조6500억원 수준이다. 

이어 LG전자는 2020년 캐나다의 세계 3위 자동차 부품업체인 마그나와 합작법인 LG마그나 e파워트레인을 설립했다. 당시 LG전자는 전기차 파워트레인 관련 사업을 물적분할해 LG마그나 e파워트레인을 설립하고 지분 49%를 약 5200억원에 마그나에 매각했다. 

LG전자는 전장 자회사의 호실적에 힘입어 올해 3분기 처음으로 영업이익 1000억원을 넘어섰다. 또 매출은 연간 매출 10조원 돌파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올해 3분기까지 LG전자 VS사업본부의 누적 매출은 7조5545억원이다. 

LG전자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탑재된 디지털 콕핏 컨셉 사진 (사진=LG전자)<br>
LG전자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탑재된 디지털 콕핏 컨셉 사진 (사진=LG전자)<br>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전장사업의 호실적이 이어지면서 추가 M&A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최근 전기차 시장의 기세가 꺾이긴 했지만, 하이브리드 차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높은 만큼 전장 부품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2021년 네덜란드의 반도체 기업 NXP의 인수를 추진하기도 했다. NXP는 시스템 반도체 설계 기업으로 알려져 있지만,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도 독일 인피니언에 이어 세계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당시 인수 가격이 급상승하는 바람에 삼성전자가 인수전에서 발을 뺐지만,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네덜란드 순방에 동행하면서 재추진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자체 차량용 반도체인 엑시노스 오토 시리즈를 출시하고 있지만, 글로벌 경쟁이 거센 상황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 차량용 반도체 기업 인수도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다. 

LG전자 역시 추가 M&A 가능성이 남아있다. LG전자는 2020년 마그나와 합작법인 설립 이후 2021년과 2022년에 자동차 사이버보안 솔루션 기업 사이벨럼과 전기차 충전기 제조 기업 애플망고, 스필을 각각 인수했다. 이들 3개 기업의 인수 금액 합계는 약 1330억원이다. 

LG전자는 올해 상반기 M&A 관련 조직을 강화하고 인재 영입에도 나섰다. LG전자는 올해 1분기 컨퍼런스콜 당시 "자체적인 기술 개발 투자와 M&A와 JV(조인트벤처·합작법인) 등 적극적인 인수합병 방식으로 미래사업 준비를 적극 전개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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