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SNS 투자권유 의심부터···플랫폼 활용 더 교묘해져
[데스크 칼럼] SNS 투자권유 의심부터···플랫폼 활용 더 교묘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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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인터넷 커뮤니티에 "성공적인 투자를 통해 50억원의 자산을 축적했다"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SNS 광고가 화제로 떠올랐다. 한국을 넘어 해외에서도 누군지 알 만한 사람을 사칭해 오히려 조롱거리가 됐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의 사칭광고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존리 전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 유튜버 슈카 등 금융투자 관련 인사 뿐만 아니라 손석희 전 JTBC 총괄사장,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방송인 유재석·황현희 등 유명한 사람이라면 업계불문 총 동원됐다.

그런데 최근 사칭 광고가 더 치밀해지고 있다.

앞서 언급된 이들처럼 유명하지는 않지만 검색해보면 실제로 존재하는 인물들을 내세운다. 혹은 XX증권 등 아예 증권사 이름을 내걸기도 한다. 턱도 없는 '수익률 따블' 이라는 말 대신 '차트 교육' 혹은 '투자 분석' 같은 그럴듯한 말로 투자자들을 유혹한다. 

필자도 페이스북을 켰다가 '캔들 차트 분석'이라는 말에 혹했다. 'KRX(한국거래소)'라는 말도 안되는 사칭 광고를 누른 것이다.  

본인을 '김 대표'라고 부르던 사칭 광고의 주인공은 KRX가 개인 투자자의 교육을 위해 자신과 계약을 맺었으며, 그렇기 때문에 KRX가 광고를 하는 것이라고 뻔뻔하게 설명했다. 이후 캔들 차트에 대한 설명자료와 함께 계좌 포트폴리오 상담까지 이뤄졌다.

투자자를 속이기 위해 동원되는 온갖 플랫폼은 투자자를 유인해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이들의 조연에 불과했다. 

김 대표의 초대로 참여하게 된 단체 채팅방에는 이미 2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꽤 많은 대화들이 자연스럽게 오갔다.

이런 단체 채팅방이 여러 개 존재하고 사람들이 다른 방에서도 토씨 하나 틀리지 않은 똑같은 말을 한다는 걸 나중에야 제보를 통해 알게 됐다.

카카오톡으로 시작된 상담은 텔레그램을 거쳐 주식 거래 앱 설치까지 이어진다. 특정 증권사를 사칭해 계좌가 연동됐다며 예치금 이체를 유도한다. 일부는 증권사 앱을 도용해 비슷한 앱 아이콘으로 무장하고, 앱스토어 등 마켓에 정식 등록까지 해두고 있다. 

실행해보면 첫 화면부터 급조한 티가 흐르지만, 문제가 있는 앱이라면 과연 등록이 됐을까 생각하는 자신을 발견할 수도 있다. 그 순간 딱 이들 마수에 걸리기 십상이다. 

'이래도 안 속을래?'라는 듯 몇 겹에 걸쳐 이뤄지는 속임수는 의심 많은 투자자들까지 끝내 옭아맨다.

미처 알아채지 못해 피해가 발생했다면 한시라도 빨리 도용당한 금융사에 알리고 경찰에도 신고해야 한다. 그렇다고 피해 금액을 돌려받을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주의도 아니고 당부도 아니다. 반드시 그래야만 한다. 투자를 권유하는 글이나 사진, 영상에 혹해선 안된다. 처음부터 접근하지 않는 것이 자신의 투자금 보호를 위하는 길이다. 투자의 정도는 의심하는 데서 시작하는 것일 수 있다. 믿고자 하는 것은 자신의 배를 불리고자 하는 탐욕의 그들이 아닌 시장의 속성에서 찾아야 한다. 이들은 필자 소속인 서울파이낸스까지 SNS광고를 통해 사칭하기까지 한다. 

박시형 증권부 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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