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 3개 계열사 매각·담보 제시···알맹이 빠진 자구안에 워크아웃 '적신호'
태영, 3개 계열사 매각·담보 제시···알맹이 빠진 자구안에 워크아웃 '적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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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산업은행서 채권단설명회 개최···자구계획 공개
대주주 사재출연·SBS 지분매각 빠져···채권단 "불만족"
강석훈 회장 "태영 약속 불이행 유감···진정성 보여야"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 작업)을 신청한 태영건설이 3일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채권단 설명회에서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활용, 에코비트·블루원 매각, 평택싸이로 지분담보제공 등을 자구안으로 제출했지만,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을 비롯해 채권단에서 부정적인 반응이 나오면서 워크아웃 개시에 난항이 예상된다. 서울 여의도 태영건설 본사 앞에 빨간불이 켜진 모습. (사진=연합뉴스)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 작업)을 신청한 태영건설이 3일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채권단 설명회에서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활용, 에코비트·블루원 매각, 평택싸이로 지분담보제공 등을 자구안으로 제출했지만,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을 비롯해 채권단에서 부정적인 반응이 나오면서 워크아웃 개시에 난항이 예상된다. 서울 여의도 태영건설 본사 앞에 빨간불이 켜진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 작업)을 신청한 태영건설이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활용, 에코비트·블루원 매각, 평택싸이로 지분담보제공 등을 자구안으로 제출했지만,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을 비롯해 채권단을 설득하는데 역부족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채권단 설득의 핵심인 태영그룹 총수일가의 사재출연 계획이나 SBS 등 주력 회사의 지분매각 계획이 이날 자구안에서 빠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태영 측이 기존의 자구계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을 두고 산업은행에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만큼 태영건설 워크아웃 개시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3일 산업은행 여의도 본점에서 열린 채권단 설명회에서 태영건설은 자구안으로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1549억원(윤석민 태영그룹 회장 416억원+티와이홀딩스 1133억원) 투입 △에코비트 매각 추진 △블루원(골프장) 지분 담보제공 및 매각 추진 △평택싸이로 지분(62.3%) 담보제공 등 4가지를 제시했다.

이날 오후 3시부터 2시간 가량 진행된 설명회에는 태영건설 채권단 관계자 700여명이 참석했다. 현장에는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이 직접 참석, 경영현황을 설명하며 채권단 설득에 나섰다. 이날 윤 회장은 "어떻게든 정상적으로 사업을 마무리 짓고 제대로 채무를 상환할 기회를 주면 임직원 모두 사력을 다해 태영을 살려내겠다"며 눈물로 호소했다.

태영건설이 4가지 자구안을 제시한 가운데 최대 관심사항이었던 대주주의 사재출연 규모·계획이나 SBS 지분 매각 가능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태영 측은 SBS 지분 매각 가능성을 일축했는데, 채권단은 알짜 계열사의 지분을 매각하지 않는 것을 두고 대주주의 자구 노력에 의구심을 제시하고 있다.

이날 자구안을 두고 채권단 설득에 역부족이란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도 태영건설의 자구노력에 의구심을 내비쳤다. 태영그룹이 워크아웃 이행과 관련한 기존 자구계획을 지키지 않으면서 시장 신뢰도가 크게 떨어졌다는 게 산은의 지적이다.

앞서 태영건설은 지난달 28일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29일 만기가 도래하는 1485억원 규모 상거래채권을 모두 상환하겠다고 했지만, 이 중 451억원의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외담대)를 갚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논란을 일으켰다.

또 지주회사 티와이홀딩스를 통한 태영건설 유동성 공급 계획도 애초 공시대로 진행하지 않았다. 티와이홀딩스는 지난달 28일 태영건설에 1133억원을 1년간 대여한다는 내용의 공시를 냈지만, 실제로는 이 중 400억원만 지원한 것이 알려졌다. 또 태영건설 정상화에 투입하기로 했던 태영인더스트리 매각자금을 티와이홀딩스 채무보증 해소를 위해 우선 활용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설명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태영 측이 당초 약속한 자구 계획을 이행하지 않고 있는 점은 주 채권은행으로서 대단히 유감스러운 상황"이라며 "워크아웃의 대전제는 대주주의 충분한 자구 노력인 만큼 태영 측이 문제 해결의 진정성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채권단의 원만한 협조와 시장 신뢰 회복을 이끌어낼지 매우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강 회장은 또 "태영건설의 상황은 기본적으로 태영건설 및 대주주의 잘못된 경영 판단에서 비롯된 만큼 태영건설과 대주주가 문제 해결을 위해 책임 있는 자세와 진정성을 보여주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태영건설의 원활한 정상화를 위해 태영그룹 측에서 책임 있는 자세와 진정성을 갖고 당초 약속한 자구계획을 충실히 이행하는 한편, 채권단 설득을 위해 실질적인 자구 노력을 추가해달라"고 강조했다.

한편, 채권단은 오는 11일 채권단협의회를 열고 태영건설 워크아웃 개시 여부를 결정한다. 채권단의 75%(채권액 기준) 이상 동의를 얻어야 워크아웃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워크아웃이 최종 부결되면 태영건설은 법원 회생절차로 넘어가는데, 이 경우 모든 채무가 동결되고 정상적인 기업활동이 어려워져 관련 협력업체의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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