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톺아보기] 우리카드, 작년 순익 '반토막'···영업확대 전략 '부메랑'
[금융톺아보기] 우리카드, 작년 순익 '반토막'···영업확대 전략 '부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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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늘었지만 순이익 45.3% 급감···비용 상승 여파 '직격'
대출 확대에 이자수익 12.1%↑···대손비용은 63.1% '급증'
서울 종로구 우리카드 본사. (사진=우리카드)
서울 종로구 우리카드 본사. (사진=우리카드)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우리카드가 지난해 순이익이 거의 반토막 났다. 카드론 등 대출부문을 중심으로 영업을 확대한 결과 매출은 크게 늘었지만, 급증한 조달비용이 발목을 잡았다.

특히 불어난 대손비용이 지난해 4분기 실적 악화의 직격탄이 됐다. 건전성 개선엔 성공했지만, 리스크 관리에 방점을 둔 영업기조가 이어지면서 당분간 실적개선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전망마저 나온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카드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1121억원으로 전년 대비 45.3%(927억원)나 쪼그라들었다.

이는 타 카드사의 실적 악화보다 더 심각한 수준이다. 실제로 우리카드를 제외한 지주계 3개 카드사의 순이익을 보면 신한카드(6219억원, 3.5%↓)와 KB국민카드(3511억원, 7.3%↓)는 한자릿수 감소에 그쳤다. 하나카드 역시 두자릿수(1710억원, 10.9%↓) 감소했지만, 우리카드보다 나은 편이다.   

카드사 당기순이익 추이 (자료=각사)
카드사 당기순이익 추이 (자료=각사)

이 같은 부진은 지주계 카드사 중 유일하게 순이익 성장세(1.8%↑)를 기록했던 지난 2022년과 정반대 양상이다.

◇고금리 기조속 영업 확대···매출 증가에도 수익은 '급감'

우리카드는 지난해 공세적인 영업 전략을 취했다. 우리카드의 지난해 매출액은 78조7225억원으로 전년 대비 8.2%나 늘었다. 이는 하나카드(8.3%)와 엇비슷한 증가율로, 신한·KB국민카드(2.7%, 0.5%)를 크게 상회한 수준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지난해 일시불 취급액(57조8493억원)은 전년 대비 7.5%나 증가했으며, 무이자할부 축소 등의 영향으로 할부 취급액(12조121억원)은 18.8%나 급증했다.

특히 카드론(장기카드대출)과 현금서비스(단기카드대출) 취급액이 각각 3조4174억원, 5조4437억원으로 일년새 13.5%, 6%씩 증가했다. 업권 전반에서 건전성 관리 등을 이유로 대출부문을 축소시킨 것과 대비된다.

작년 말 기준 우리카드의 카드론 자산은 3조3335억원으로 전년 대비 25.7%나 급증했다. 이는 신용판매 자산 증가율(20.6%)을 크게 상회한다.

이 같은 영업확대에 힘입어 우리카드의 지난해 이자수익은 1조518억원으로 전년 대비 12.1%나 증가했고, 수수료 수익은 7821억원으로 15.9%나 늘었다.

문제는 조달비용이 크게 불어났다는 점이다. 작년 수수료비용(6222억원)은 5.6% 증가에 그쳤지만, 이자비용(3848억원)이 46.5%나 급증한 것이다. 이는 신한카드(33%)와 KB국민카드(38%)와 비교해도 높은 이자비용 증가율이다.

이는 영업 확대를 위해 차입부채(14조8304억원)를 전년 대비 8.3%나 늘린 영향이다. 반대로 신한·KB국민카드는 차입부채를 일년새 0.6%, 1.8%씩 감소시켰다.

판관비(2853억원)도 전년 대비 8.7%나 늘었다. 우리카드를 제외한 3개사의 판관비(1조6107억원)는 1.7% 증가에 그쳤으며, 특히 하나카드의 판관비(2407억원)는 2% 줄었다.

그 결과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됐다. 작년 말 기준 우리카드의 총자산이익률(ROA)은 0.67%로, 전년 말(1.34%)과 비교해 반토막났다. 순이자마진(NIM) 역시 7.61%로, 일년새 0.21%p 떨어졌다.

◇실적악화 가속시킨 대손비용···대출 늘리자 연체율 '쑥'

우리카드 실적에 치명타를 가한 것은 대손비용이다. 지난해 우리카드의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4463억원으로 전년 대비 63.1%나 급증했다.

대손충당금이란 차주의 파산 등의 이유로 회수가 불가능한 금액을 추정해 미리 쌓아둔 금액이다. 대손충당금전입액은 실제 부실이 발생해 차감한 금액을 뜻한다. 고금리 기조 속 대출을 상환하지 못한 차주가 그 만큼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우리카드의 분기별 카드론 취급액, 대손충당금전입액, 연체율 추이 (자료=우리카드)
우리카드의 분기별 카드론 취급액, 대손충당금전입액, 연체율 추이 (자료=우리카드)

해당 정황은 분기별 연체율 추이를 보면 뚜렷해진다. 2022년 말 1.2%였던 우리카드의 연체율은 지난해 들어 △1분기 1.34% △2분기 1.15% △3분기 1.36% △4분기 1.22% 등으로 들쭉날쭉한 모습을 보였다.

이를 카드론 취급액과 대조해보면 2022년 4분기 당시 3151억원에 불과했지만, △1분기 1조347억원 △2분기 5943억원 △3분기 9987억원 △4분기 7898억원 등으로 추세적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연체율이 악화된 1·3분기 당시 카드론 취급액이 크게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

실제 3분기 악화된 연체율로 인해 4분기 대손상각비(1339억원)가 전분기 대비 29.8%나 급증했다. 그 결과 작년 4분기 60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카드론 매출액 '기저효과'···"올해 리스크 관리에 방점"

이런 대출영업 확대와 부작용에 대해 우리카드 측은 지난 2022년 당시 대출영업을 크게 축소했던 반작용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22년 우리카드의 영업실적을 살펴보면 카드론 매출액이 3조102억원으로 전년(2021년) 대비 26.6%나 급감했다. 실제 2023년 카드론 취급액을 2021년과 비교해보면 16.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판매가 2022년 10%, 2023년 7.5%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인 것과 대조적이다.

2022년 당시 다른 카드사가 대출자산을 확대한 반면, 우리카드는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건전성 관리에 돌입했다는 설명이다. 기저효과를 제외하면 오히려 대출부문이 축소되는 등 영업기조를 보수적으로 가져가고 있는 셈이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2022년 당시 카드론을 크게 줄여놨는데, 해당 부분이 어느 정도 복구되면서 상대적으로 커보이는 것에 가깝다"며 "실제 2021년 대비로 보면 카드론 취급이 크게 줄었다. 대출자산 규모 역시 지난 한해 연체가 발생하며 자연적으로 확대된 부분이 크다"고 강조했다.

실제 상대적으로 조정이 덜했던 현금서비스 취급액을 보면 2022년(5조7913억원) 당시 전년 대비 18.6% 증가했지만, 지난해(5조4437억원) 들어 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4분기만 놓고 보면 카드론 취급액(7898억원)이 전분기 대비 20.1%나 줄어든 반면, 일시불 취급액(14조9165억원)은 6.9%나 증가하기도 했다.

건전성 관리도 현재진행형이다. 작년 순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대손비용을 늘린 결과, 4분기 말 기준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은 각각 1.22%, 0.99%로 전분기 대비 0.14%p, 0.19%p씩 개선됐다.

이 같은 리스크관리 중심의 보수적 영업전략은 올해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영업강화 중심의 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다. 다만 상반기 중 고금리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리스크관리에 좀 더 가중치를 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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