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JB금융 5.6% 가장 높아···우리·하나·KB·신한 순
'밸류업 프로그램' 여파 은행주 '약세'···"관심 유효" 진단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지난해 말 배당정책을 변경한 금융지주사들이 결산배당 기준일을 이달 말로 확정하고 있다. 오는 27일까지 은행주를 매수한 후 한 달간 보유하고 있으면 벚꽃배당(4월 지급되는 결산배당금)에 이어 더블배당(4월 결산배당금+5월 1분기 배당금)까지 받을 길이 열린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말 배당정관을 변경한 8개 상장 금융지주·은행 가운데 7곳이 결산배당 기준일을 이달 말로 확정했다.
4대 금융지주 중에서는 신한금융지주가 이달 23일로 가장 빨랐고, 하나금융지주가 28일 KB금융·우리금융지주가 29일로 각각 확정했다. 지방은행인 BNK·DGB·JB금융지주도 29일을 배당기준일로 결정했다. 배당 정관을 변경한 은행 중에선 IBK기업은행만 배당기준일을 확정하지 않았다.
이 중 분기배당을 실시하는 KB·신한·하나·우리·JB금융의 주식을 현재 보유한 상태라면 결산배당과 함께 1분기 배당까지 받는 '더블배당'을 기대할 수 있다.
주요 금융지주의 배당계획을 보면 결산배당금은 4월, 1분기 배당금은 5월에 지급한다. 결산배당은 이달 말까지, 1분기 배당은 3월 말까지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가 대상이므로 이달 주식을 매수해 한 달간 보유한 경우라면 더블배당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더블배당이 가능한 은행주 중에서는 JB금융지주의 결산배당 수익률이 5.6%로 가장 높다. 이어 우리금융(4.3%), 하나금융(2.8%), KB금융(2.3%), 신한금융(1.2%) 순이다.
배당을 받으려면 배당기준일 최소 2거래일 이전에 주식을 매수해야 한다. 주식을 매수한 뒤 실제 계좌에 입고되기까지 2거래일이 걸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미 결산배당 기준일이 지난 신한금융의 경우 이날 주식을 매수하더라도 결산배당을 받지는 못한다.
다른 은행주는 아직 기회가 있다. 하나금융은 26일까지, KB·우리·JB금융은 오는 27일까지 주식을 사면 결산배당과 함께 분기배당까지 받을 수 있다. 분기배당을 실시하진 않지만 BNK·DGB금융 주식도 27일까지 매수했다면 결산배당을 받을 수 있게 된다.
금융지주사들이 결산배당 기준일을 변경한 것은 올해 초 금융당국이 마련한 '배당선진화 제도' 때문이다. 앞서 당국은 투자자들이 상장사의 배당금액을 먼저 확인한 후 투자 여부를 결정(선 배당액, 후 배당기준일)할 수 있도록 배당제도를 주주친화적으로 개선하기로 한 바 있다.
◇밸류업 프로그램 은행주 영향
더블배당 기대감과 함께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 기대감으로 최근 상승세를 기록하던 은행주는 이날 오전 프로그램 세부안 발표 이후 일제히 약세를 기록하고 있다.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선반영됐다가, 이날 세부계획 발표와 동시에 상승 재료가 소멸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날 오전 10시17분 기준 KB금융은 전거래일 대비 8.97%(5900원) 하락한 5만9900원에, 신한금융은 7.74%(3350원) 하락한 3만9950원, 하나금융은 9.85%(5800원) 떨어진 5만3100원, 우리금융은 4.76%(710원) 하락한 1만421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정부는 PBR, PER, ROE, 배당성향, 배당 수익률, 현금흐름 등 주요 투자지표를 통해 기업가치가 우수하다고 판단되는 기업을 중심으로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개발하는 내용의 밸류업 프로그램 세부 계획을 발표했다. 그동안 은행주는 현금과 자산이 많으면서 PBR이 낮아, 이번 밸류업 프로그램의 수혜를 가장 많이 받을 것으로 기대되는 종목으로 꼽히기도 했다.
은행주가 이날 일제히 약세로 돌아섰지만, 이는 단기적 조정에 그칠 수 있다는 시장 분석도 있다. 배당 확대, 자사주 매입·소각 등 은행권의 주주환원 의지가 높은 데다, 가치 대비 시장 평가가 낮은 점 등을 고려하면 주가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26일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세부 내용이 발표되는데 기대치가 큰 만큼 이를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조정의 빌미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도 "은행주 PBR이 여전히 낮은 데다 신규 지수 ETF 도입 등 수급적인 영향도 무시하지 못할 요인이라는 점에서 추가적인 비중 확대가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김은갑 키움증권 연구원도 "2023년 결산배당 기준일이 2월 말에 집중돼 있는데, 저 PBR 이슈를 감안하면 자본비율이 높은 은행주에 대한 관심은 유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