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정상화 차질···'첫 단추' PF사업장 처리안 마련 '진통'
태영건설 정상화 차질···'첫 단추' PF사업장 처리안 마련 '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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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처리안 제출 마감···사업장 59개 中 30여곳만 제출
"브릿지론 사업장 18곳 처리방안 마련 쉽지 않을 듯"
4월 '기업개선계획' 일정 차질···협의회 연장 가능성도
태영건설 사옥 전경. (사진=태영건설)
태영건설 사옥 전경 (사진=태영건설)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태영건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들이 처리방안 마련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 시작 단계부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태영건설 PF사업장 처리방안 제출 마감시한인 지난 26일까지 총 59개 사업장 중 30~40곳이 처리방안을 제출했다. 이달 10일까지였던 당초 처리방안 제출기한을 26일까지로 한 차례 연장했음에도 제출하지 못한 사업장이 발생한 것이다.

태영건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제출기한이 지났더라도 나머지 사업장들에 대한 처리방안을 계속 받을 예정이다. 4월 초까지 PF사업장 처리방안을 포함한 기업개선계획을 마련해야 하는 만큼 현재 제출을 독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사업장별로 자금조달 방안, 시공사 교체 여부, 경·공매 진행 결정 등을 둘러싸고 대주단과 사업장 간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탓에 합의점 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최종 기업개선계획을 마련하는 시점까지 일부 사업장에서 처리방안을 제출하지 못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특히, 사업장 59곳 가운데 브릿지론(공사 초기) 사업장 18곳의 처리방안 마련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고금리 장기화, PF시장 침체 등으로 본PF로 넘어가기 위한 브릿지론 상환 자체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결국 브릿지론 사업장은 재구조화, 경·공매 매각, 시공사 교체 등 정리방안을 마련할 수밖에 없는데, 이 과정에서 채권자들 간 이견이 큰 상황이다.

경·공매로 넘어가게 되면 후순위 채권자로 들어간 2금융권의 타격이 크다. 이러한 탓에 은행이 낀 대형 사업장들보다 2금융권이 낀 소규모 사업장들에서 처리방안을 마련하지 못한 사례가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PF사업장 중 가장 규모가 큰 마곡 CP4 사업장의 경우 신한은행을 중심으로 한 대주단에서 가장 먼저 신규자금 지원을 결정하고 일찍이 처리방안을 제출하기도 했다.

사업장별 처리방안 제출이 계속 미뤄질 경우 태영건설 워크아웃 일정도 꼬일 수밖에 없다. 현재 삼일회계법인이 태영건설에 대한 실사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으로, 산업은행은 해당 실사 결과와 사업장 처리방안 등을 토대로 기업개선계획을 수립할 예정이었다.

해당 기업개선계획에 대한 수용 여부는 오는 4월 11일 추가 채권단협의회에서 결의할 예정이었는데, 현 상황이 그대로 이어진다면 채권단협의회 일정도 미뤄질 수 있다. 워크아웃 절차에 따르면 기업개선계획을 결의하는 채권단협의회는 워크아웃 개시일(1월 11일)로부터 3개월 이내 개최해야 하는데, 1회에 한해 1개월까지 연장이 가능하다.

채권단협의회 일정 연장 가능성에 대해 산업은행 관계자는 "아직 논의할 단계가 아니다"라면서도 "절차상으로는 1개월까지 연장이 가능하도록 돼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사업장 난이도가 높거나 고려할 요소가 많고 이해관계가 복잡한 사업장들의 처리방안 제출이 지연되는 상황"이라며 "끝까지 처리방안을 제출하지 못하는 PF사업장들이 있다면 그런 부분까지 포함해 전체 태영건설 실사결과와 채권단 의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 기업개선계획을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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