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증가폭 둔화···은행권, 금리 인상 등 문턱 높인 영향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지난달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잔액이 3조원 가량 늘면서 가계대출이 10개월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다. 다만, 주담대와 함께 전체 가계대출 증가폭은 둔화됐다. 가계대출 증가세 관리를 위해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인상하는 등 대출문턱을 높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가계대출 잔액은 695조7922억원으로 전월보다 4779억원 증가했다.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해 5월 이후 10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전월 가계대출 증가폭이 2조9049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증가세는 크게 둔화됐다.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폭은 지난해 5월 증가폭(1431억원) 이후 9개월 만에 최소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가계대출 증가폭이 줄어든 것은 주담대 증가폭이 둔화됐기 때문이다.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주담대 잔액은 537조964억원으로 한 달 새 2조7712억원 증가했는데, 이는 전월 증가폭(4조4330억원) 대비 37% 줄어든 수준이다.
주담대 증가폭 둔화는 은행권의 대출금리 인상 움직임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국민·신한·우리은행 등은 가계대출 증가세 관리를 위해 주담대, 전세자금대출 등 주택 관련 대출에 적용하는 가산금리를 0.05~0.3%p(포인트) 인상한 바 있다.
지난달 신용대출 잔액은 103조6851억원으로 전월보다 1조7760억원 줄었다. 고금리가 이어지면서 신용대출 잔액은 2021년 12월 이후 지난해 10월 한 달을 제외하고 감소세가 계속되고 있다.
집단대출 잔액은 162조5021억원으로 전월보다 7333억원 줄었다. 지난해 10월 이후 3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같은 기간 전세대출 잔액은 120조3323억원으로 4088억원 감소했다. 2022년 10월부터 17개월 연속 감소세다.
기업대출은 776조7107억원으로 전월(770조1450억원)보다 6조5657억원 늘었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 대출 잔액이 138조9484억원에서 141조8090억원으로 한 달 새 2조8606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631조1966억원에서 634조9017억원으로 3조7051억원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