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최근 행동주의 펀드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지만, 최대주주는 이들의 요구 사항을 일부만 수용하는 모양새다.
이에 주총 안건 의결이 표 대결 양상으로 흘러가면서 다소 격한 상황이 연출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JB금융은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얼라인)이 제안한 이사 후보 추천과 증원 요구가 과도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JB금융이 이미 얼라인에서 추천한 신임 사외이사 후보자 1인을 수용했음에도 다수 이사 선임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얼라인 관계자는 "상법상 보장된 주주제안권과 집중투표제도를 활용해 주총 표결로 신규사외이사를 선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주총에서는 이들 외에도 고려아연과 영풍, KT&G-플래쉬라이트 캐피탈 파트너스(FCP) 등의 표대결이 예상된다.
최근 금융당국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가이드라인이 발표되면서, 행동주의펀드가 활동 범위를 확대해 나가고 있지만 반절의 성공에 그치고 있다. 이에 올해 주총장에서는 소액주주와 대주주간 표대결도 심심치 않게 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표 대결까지 가게 되면 최대주주가 훨씬 유리하다.
KCGI자산운용(KCGI)의 경우 올해 현대엘리베이터 정기 주주총회에서 별다른 요구안을 내놓지 않았다. 그동안 KCGI는 공개 캠페인을 통해 현대엘리베이터 지배구조 개편에 나섰다. 이후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20년만에 등기이사와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지난해 말 임시주주총회에서 KCGI가 반대의결권을 행사했음에도 현대엘리베이터 측 신규이사·감사 선임 안건이 가결되면서,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졌다.
이에 소액주주들이 결집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 등을 통해 주주인증과 전자 위임이 간편해지자 각 회사의 소액주주연대가 뭉치면서 이들의 지분율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행동주의펀드 관계자는 "최근 주총에서 표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일본과 같은 강제성이 부여돼야 하며 주주환원이 최대주주에 반한다는 국내 기업들의 의식도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