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AI 시대에도 공채 확대···빅테크와 상반된 행보
삼성전자, AI 시대에도 공채 확대···빅테크와 상반된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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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애플 등 구조조정···"사람 할 일 AI가 대체"
삼성전자, 전 사업부문 채용···SW 인력 양상 추진
TSMC·엔비디아 등 채용 확대···전문인력 쟁탈전
지난해 하반기 삼성 공채 온라인 삼성직무적성검사(GSAT)를 앞두고 감독관이 응시자 대상 예비소집을 진행하는 모습. (사진=삼성)
지난해 하반기 삼성 공채 온라인 삼성직무적성검사(GSAT)를 앞두고 감독관이 응시자 대상 예비소집을 진행하는 모습. (사진=삼성)

[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연일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반대로 채용을 늘리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삼성전자를 포함해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SDS,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19개 계열사는 상반기 공채를 실시한다. 지원서 접수는 18일에 마감하며 이후 △온라인 삼성직무적성검사(4월) △면접(5월) △건강검진 순으로 채용 절차가 진행된다. 

삼성전자는 DS와 DX 등 전 부문에 걸쳐 공채를 실시한다. 특히 소프트웨어(SW) 인재 양성기관인 삼성컨버전스SW아카데미(Samsung Convergence SW Academy) 모집도 진행한다. 여기에 각 사업부문에서도 서비스, 생산직 외에 'SW개발' 채용도 진행하고 있다. 

앞서 삼성은 2022년부터 5년동안 8만명을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에 따라 신입사원 공채 외에도 국내 경력직, 우수 외국인 유학생 채용을 병행하고 있다. 

삼성의 이 같은 행보는 구글, 애플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들 기업이 AI 기반으로 업무 효율화를 진행하면서 기존 직원들을 해고한 것에 반해 삼성은 반대로 채용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구글은 지난해 1월 전체 직원의 6% 수준인 1만2000명을 해고한다고 밝혔다. 외신에 따르면 주로 검색광고 영업 관련 직원이 정리해고 대상에 포함됐으며 이 부분을 생성형 AI로 대체하면서 기존 인력들을 구조조정했다. 

지난해 말에는 구글이 전체 직원의 15% 수준인 3만명을 구조조정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으나 이는 광고영업 부서 인력이 3만명인 것을 두고 잘못 전달된 해프닝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생성형 AI가 인간의 업무를 대체하면서 일자리를 잃어버리는 일이 현실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이다. 

애플은 구글과 같은 대규모 구조조정은 아니지만, 지난해 4월 소수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을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올해 초에는 시리(Siri) 데이터 학습을 담당하는 부서의 직원들을 구조조정하고 애플카 프로젝트 중단에 따른 AI 조직 변화도 단행했다. 

애플은 코로나 팬데믹 당시 다른 빅테크 기업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인력을 채용하지 않아 해고 규모가 적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애플 직원 수는 2021년 9월 15만4000명에서 1년 뒤인 2022년 9월에는 16만4000명으로 1만명 늘어났다. 이는 아마존, 메타, 구글이 같은 기간 수만명 채용한 것과 비교해 적은 수준이다. 

빅테크 기업의 구조조정은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비대면 서비스 수요가 늘면서 채용을 확대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여기에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인력이 하던 주요 업무를 AI가 대체하면서 구조조정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이에 반해 삼성은 코로나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1년에 240조원 투자를 단행해 56만명 고용유발 효과를 내겠다고 밝혔다. 또 공채제도를 유지하고 청년 SW 교육을 전국 단위로 확대해 첨단산업 인력 기반을 구축하기로 했다. 

다만 이 같은 차이는 빅테크 기업과 삼성전자의 주력사업에 차이 때문이라는 관측도 있다. 구글과 메타, 아마존은 검색 플랫폼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온라인 쇼핑 플랫폼을 주력으로 하고 있고 애플은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생태계 확장을 위한 SW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대만의 파운드리 업체 TSMC. (사진=TSMC)
AI 반도체 수요가 확대되면서 반도체 인력 쟁탈전이 열린 가운데 TSMC와 엔비디아도 인재 확보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TSMC 사옥 모습. (사진=TSMC)

반면 삼성전자는 모바일과 TV, 생활가전 외에 반도체를 주력으로 하고 있어 생산 인력 확보가 필요하다는 게 업계 반응이다. 실제로 파운드리 1위 기업인 TSMC는 최근 일본 구마모토현에 공장을 개소하면서 반도체 인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또 미국 애리조나에 400억달러(약 53조4000억원)를 투자해 설립한 공장도 전문인력 확보의 어려움으로 준공을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또 최근 AI 반도체 수요가 늘면서 주가가 급등한 엔비디아 역시 채용 규모를 확대하고 연봉도 최저 2억원 이상을 제시하고 있다. 엔비디아가 최근 게시한 약 1800개 채용 공고 중에는 AI, 딥러닝, 자율주행차량 등의 분야가 있으며 기본급은 14만4000달러∼41만4000달러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부터 자체 업무용 생성형 AI인 '삼성 가우스'를 도입하고 SW 관련 인력을 전면 배치하는 등 신사업 전환 가속화를 꾀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인재채용에도 집중해 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1월 '2024 삼성 명장' 15명과 가진 간담회에서 "기술 인재는 포기할 수 없는 핵심 경쟁력"이라며 "인재가 마음껏 도전하고 혁신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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