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 17년 만에 금리 인상···마이너스금리 종료에도 엔화 약세
일본은행, 17년 만에 금리 인상···마이너스금리 종료에도 엔화 약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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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J, 단기금리 0~0.1% 유도···YCC·ETF 매입도 중단
22개월 연속 2% 웃돈 물가·높은 임금 인상률 영향
"선반영과 강달러 탓에 제약"···닛케이지수는 등락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 (사진=일본은행 공식 유튜브)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 (사진=일본은행 공식 유튜브)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일본은행(BOJ)이 17년 만에 금리를 인상하며, 마이너스금리 정책에서 벗어났다. 또한 수익률곡선통제(YCC) 정책 등의 금융완화정책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당초 전망과 달리, BOJ의 정책전환에도 엔화 약세는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 이미 시장에 선반영된 부분이 큰데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장기화에 따른 달러 강세가 엔화 가치를 제약하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BOJ는 3월 금융정책결정회의를 통해 단기금리를 연 0~0.1%로 0.1~0.2%포인트(p) 인상했다고 밝혔다. BOJ가 금리를 인상한 것은 2007년 이후 17년 만이다. 경기부양을 위해 지난 2016년 2월부터 고수해온 마이너스금리에서도 8년 만에 벗어났다.

수익률곡선통제정책(YCC)도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해당 정책은 10년물 국채금리 상한선을 정해 놓고, 이를 상회시 국채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금리를 낮추는 정책이다. 여기에 상장지수펀드(ETF) 등의 자산매입 역시 중단하는 등 통화완화정책에서 탈피했다.

해당 결정은 시장 예상에도 부합한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의 약 90%가 이번 금정위에서 BOJ가 마이너스금리를 해제할 것이라 답했다.

이번 정책 변경의 핵심요인은 물가다. 일본의 물가상승률은 BOJ가 제시한 목표치인 2%를 22개월 연속 상회하고 있다. 특히 일본의 최대 노동조합 '렌고(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가 지난 15일 발표한 올해 임금협상 1차 집계(771곳) 결과에 따르면 평균 임금 인상률이 5.28%로 33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임금과 물가 모두 오름세를 보이며 통화정책을 전환할 여건이 마련된 셈이다.

실제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는 지난 12일 참의원 재정금융위원회에 출석해 "이번 주에 나오는 추가 데이터를 점검해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고 전했으며, "물가 목표 달성이 가시화될 경우 마이너스금리와 수익률곡선통제(YCC) 정책 등의 조정을 고려할 것"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주목할 점은 이번 마이너스금리 해제에도 엔화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전일 149.3엔선까지 절하(상승)된 달러·엔 환율은 BOJ의 정책 전환 발표 이후 다시 상승, 현재 149.75엔선까지 절하됐다. 이날 오전 중 0.76%대에 머물던 일본 국채 10년물 금리 또한 0.742%까지 떨어졌다.

이는 마이너스금리 탈피에도 금융완화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실제 우치다 신이치 BOJ 부총재는 지난달 한 강연에서 "완화적인 금융환경을 유지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번 금정위에서 금리를 인상해도 추가 인상은 어려울 것으로 진단한 바 있다.

이번 정책 변경이 선반영된 측면도 있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3월에 정책 변경한 주요 이점은 높은 임금 인상률이 이미 받아들여졌고, 시장에서 정책변경을 선반영해 서프라이즈를 줄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BOJ는 전통적으로 시장에 충격을 줄 서프라이즈를 선호하지 않았다"며 "이를 감안할 때 하반기 추가 인상은 9~10월 중 1차례로, 매우 점진적인 인상 사이클이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달러 강세 역시 영향을 미쳤다. 지난 14일 달러인덱스는 102.3선까지 떨어졌지만, 현재 103.3선으로 1포인트(p) 가량 상승했다. 미국 물가지표가 예상을 상회하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시점에 대한 전망이 미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현재 선물시장에 반영된 가장 유력한 금리인하 시점은 오는 6월(50.7%)이지만, 일주일 전과 비교해 전망치가 10%p 가량 하락했다. 반대로 6월 동결가능성은 44.8%지만 같은 기간 16.4%p나 상승한 상태다. 이렇듯 연준의 통화긴축이 장기화될 것이란 전망이 확산되면서 달러 강세가 나타나고 있고, 이는 엔화 강세를 제약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마이너스금리 해제, YCC 폐지 등이 이미 시장에 반영된 측면이 있어, 엔화 강세가 제한될 여지가 있다"며 "반면 3월 FOMC 결과 6월 금리인하 가능성이 약화되고 점도표를 통한 올해 금리인하 횟수 하향 조정 등이 현실화된다면 오히려 달러 추가 강세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닛케이지수는 전날 1000포인트 넘게 급상승한데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대거 출회되고 있는 가운데 장중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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