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이익, 전년 대비 18.7%↓···비이자익은 ↑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지난해 외국은행 국내 지점들의 순이익이 전년 대비 소폭 증가했다. 이자이익이 감소했음에도 유가증권관련 손익이 전년도 손실에서 이익으로 전환한 영향이 컸다.
20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3년 외국은행 국내지점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총 33개 외국은행 국내지점의 작년 당기순이익은 1조5564억원으로, 전년 대비 884억원(6.0%) 증가했다.
이자이익이 자금 운용수익 대비 해외 조달비용 상승 등에 따라 감소했지만, 비이자이익이 크게 증가한 결과다.
본점 부실화 영향에 따른 영업축소로 일시적 거액손실(4536억원)이 발생한 '크레디트스위스 서울지점'은 이번 분석에서 제외됐다. 동 지점을 포함할 경우 전체 외은지점 순이익은 1조1028억원으로 전년 대비 3903억원(26.1%) 감소한다.
항목별로 보면 지난해 이자이익은 1조2323억원으로 1년 전보다 2838억원(18.7%) 줄었다. 이자수익자산이 소폭 감소한 가운데, 원화 운용금리 대비 외화 조달금리 상승에 따라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유가증권은 1조315억원으로 전년 대비 2조4563억원 증가하며 이익 전환했다. 전년도 급격한 금리상승에 따라 손실이 발생했으나, 작년 말 시장금리가 하락하며 국공채 등 채권매매·평가이익이 났다.
1조191억원을 기록한 외환·파생이익은 전년과 견줘 1조6506억원(61.8%) 줄었는데, 이는 환율·금리 변동성 축소 및 거래규모 감소로 파생부문 이익이 크게 감소한 데 기인한다.
판매관리비의 경우 전년 대비 1316억원(15.1%) 증가한 1조42억원이었으며, 충당금전입액은 117억원(23.7%) 늘어난 613억원이었다.
금감원은 "외은지점의 경우 크레디트스위스를 제외하고 전년과 유사한 이익을 시현했으나, 유가증권, 외환·파생 거래가 많은 영업구조 상 향후 거시경제 변수 움직임에 따라 수익성이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봤다.
이어 "외은지점이 예기치 못한 대내외 금융시장 불안에도 국내 외화자금시장에 대한 외화 공급 등의 역할을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유동성관리 및 충실한 자본확보 등에 만전을 기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