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진 대표, 신규 장르 게임 개발·경쟁력 제고에 집중
[서울파이낸스 이도경 기자] 박병무 엔씨소프트 신임 공동대표 내정자가 엔씨 게임의 파이프라인과 지적재산권(IP) 확장을 위해 국내외 게임사에 적극적인 투자와 M&A(인수힙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박 내정자는 20일 오전 엔씨소프트 공동대표 체제 출범 온라인 미디어 간담회에서 "큰 비용이 들어가는 작업인 만큼 개발 역량 외에도 사업적 시너지가 나는지, 지속 가능한 미래 성장동력으로 작동할 수 있을 지, 재무적 안정성과 수익성을 갖추고 있는지 등을 고려해 신중히 검토할 계획"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다만 M&A가 의지만으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언제 가시적 성과가 나올 지 섣불리 얘기하기는 쉽지 않다"며 "엔씨의 방향성과 주주가치 확대를 위한 매출·이익 담보를 모두 충족하는 대상을 찾을 수 있도록 내부 TF(태스크포스)를 꾸려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간 엔씨소프트는 지난 1997년 창사 이후 김택진 창업자의 단독 대표 체제로 운영돼왔으나, 신작 성과 부진과 실적 악화 등의 위기에 지난해 말 M&A 전문가인 박 내정자를 영입하며 공동대표 체제로 전환을 결정했다.
박 내정자는 외부 투자와 M&A 외에도 코로나 팬데믹 시기 급격히 증가한 비용과 인력 구조, 급격한 사세 확장에 따른 내부 사일로 현상 해소 등 여러 내부 과제를 해결하고 경영 효율화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내정자는 "재무적 수치 등 숫자에만 치중한 경영 효율화는 기업의 경쟁력과 뿌리를 없앤다"며 "핵심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중복 기능을 효율화하고, 회사에 흩어진 내부 역량을 원팀으로 꿰어내 최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프로세스를 정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엔씨를 둘러싼 대내외 상황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자타가 공인하는 강력한 IP와 뛰어난 내부 인재, 3조원 이상의 자금 동원 능력 등 엔씨가 보유한 자산을 김 대표와 꽃피울 수 있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CCO(최고크리에이티브책임자)로서 핵심 사업인 게임 개발과 경쟁력 제고에 힘쓸 계획이다.
김 대표는 우선 기존 IP 기반의 스핀오프 게임을 비롯해 RPG(역할수행게임) 중심의 MMO(다중접속) 게임을 슈팅, 샌드박스, RTS(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등 다양한 장르로 확장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소니, 아마존 등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관계를 강화해 해외 시장을 타깃으로 한 게임 개발에 집중하고, AI 기술을 게임 제작에 도입해 비용과 제작 시간을 줄이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김 대표는 "'포스트 리니지'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이를 위해 MMO 장르를 RPG에서 다양한 부분으로 확대하고 있다"며 "'리니지라이크'를 장르라 부를 만큼 시장 경쟁이 심화됐고 저작권 피해도 커지고 있는 상황에 엔씨가 가진 경쟁력은 여전히 높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기존 시장에서 경쟁력을 더욱 보강할 준비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블레이드 앤 소울2, 쓰론 앤 리버티 등 주요 신작의 국내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 엔씨의 신뢰도가 많이 손상된 것이 사실"이라며 "두 게임을 비롯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적을 목표로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