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구인난 확대···채용 과정 AI 활용 계획 늘어
[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올해 상반기 대졸 신규채용 트렌드로 △중고신입과 △수시채용 △AI 활용 등이 선정됐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은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와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상반기 대기업 채용동향·인식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27일 밝혔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채용 중 경력을 가지고 지원한 중고신입 비중이 25.7%로 올해도 이 같은 추세는 늘어날 전망이다. 이는 2022년 대졸 신규입사자 중 중고신입 비중인 22.1%보다 3.6%p 증가한 수준이다.
여기에 올해 수시채용을 진행하는 기업은 58.5%로 전년 대비 1.4%p 늘었다. 특히 응답 기업 중 △수시채용만 진행하는 기업은 16.2% △공개채용과 수시채용을 병행하겠다는 기업은 42.3%였다. 또 △상반기 중 공개채용만 진행하는 기업은 41.5%로 조사됐다.
이 밖에 수시채용을 활용하겠다는 기업들은 전체 채용계획 인원 중 절반 이상(53.2%)을 수시채용으로 선발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는 공개채용 선발 비중(46.8%)보다 6.4%p 높은 수준이다.
올해 상반기 신규채용 과정에서 AI을 활용하고 있거나 활용을 고려 중인 기업 비중은 40.7%로, 이 중 △AI를 활용 중인 기업은 22.0% △AI 활용을 고려 중인 기업은 18.7%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25.4%)에 비해 15.3%p 증가한 수준이다.
채용 전형 중 어느 단계에서 AI를 활용 중이거나 활용을 고려하고 있냐는 물음에 응답 기업 중 62.3%는 △서류전형이라고 답했다. 이어 △실무면접 및 토론 단계(29.5%) △임원면접(8.2%) 순으로 조사됐다.
한경협은 "최근 기업들이 양질의 인적자원을 효율적으로 선별하기 위해 채용 과정에 AI 기술을 활용하는 추세"라며 "AI 기술을 활용한 비대면 채용은 채용비용과 시간을 절감해 채용의 효율성을 향상시킬 뿐 아니라, 고도화된 기술과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지원자의 직무적합도를 객관적이고 심층적으로 분석하여 인재 선발의 공정성과 효과성을 제고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기업들은 신규채용 관련 애로사항으로 △적합한 인재 찾기 어려움(27.2%)을 가장 많이 꼽았고 △채용 후 조기퇴사자 발생(24.9%) △채용과정에서 이탈자 발생(21.1%) 등의 순으로 답했다.
여기에 대기업의 구인난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300인 이상 사업장에서 적극적으로 구인했으나 채용하지 못한 인원은 2만3000명으로, 2020년 1만3000명에 비해 2배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구인인원 중 미충원인원 비중은 2020년 4.6%에서 2023년 6.7%로, 2.1%p 증가했다.
기업들은 대졸 신규채용 증진을 위한 정책과제로 △규제 완화를 통한 기업투자·고용 확대 유도(35.0%)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고용증가 기업 인센티브 확대(31.6%) △신산업 성장동력 분야 기업 지원(9.8%) 등을 지목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대내외 경영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기업들은 수시채용 확대, 중고신입 채용 확대, AI 기술 도입 등 적합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규제 완화, 고용 증대 기업 인센티브 확대 등을 통해 고용 여력을 확충하고, 산학연계 등 기업 현장에 적합한 인재 육성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