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AI가전은 우리가 먼저"···'UP가전' 앞세워 시장 공략
삼성전자는 3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웰컴 투 비스포크 AI' 미디어데이를 열었다. 이날 삼성전자는 냉장고와 세탁·건조기, 로봇청소기, 에어컨, 공기청정기, 인덕션 등 2024년형 가전 전 라인업에 AI를 탑재하고 기능을 고도화했다.
이 가운데 '비스포크 AI 하이브리드' 냉장고는 차세대 고효율 컴프레서는 물론 펠티어 소자가 함께 탑재돼 두 종류의 동력원이 상황에 맞춰 단독 또는 복합 운전하며 알아서 냉각 방식을 조절한다. 이 'AI 하이브리드 쿨링'은 평소에는 고효율의 AI 인버터 컴프레서만 단독 운전해 에너지 소비량을 일정하게 유지하다가 한여름처럼 냉장고 사용량이 급격하게 많아지면 펠티어 소자가 함께 작동하는 냉각 운전 방식이다.
이 밖에 올해 출시된 가전제품들은 모두 AI를 기반으로 사용 환경에 맞는 기능을 제공한다. 또 스마트싱스 초연결 생태계 안에서 연결된다. 특히 올해 출시된 가전에는 7인치 LCD 스크린인 'AI홈'이 탑재돼 사용성을 개선했다. 또 빅스비를 기반으로 한 AI 보이스, AI 비전, AI 데이터 등을 적용해 이용자 불편을 개선했다.
삼성전자가 이 같은 AI 가전 라인업을 공개한 같은 날 LG전자는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자사의 AI 가전을 소개했다. LG전자는 고객에 맞춰 더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감지능’ 구현을 위한 가전 전용 온디바이스 AI칩 'DQ-C'를 자체 개발해 주요 제품에 적용하는 등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앞서 조주완 LG전자 대표는 올해 초 CES에서 "AI가 사용자를 더 배려하고 공감해 보다 차별화된 고객경험을 제공한다는 의미에서,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을 '공감지능'(Affectionate Intelligence)으로 재정의했다"고 밝혔다.
'공감지능'의 특징으로 △사용자의 안전·보안·건강을 케어할 수 있는 실시간 생활 지능 △자율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조율·지휘지능 △보안 문제를 해결하고 초개인화 서비스를 위한 책임지능을 제시했다.
LG전자는 2011년 업계 최초로 가전에 와이파이 모듈을 탑재해 원격으로 제품을 모니터링하고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 가전 시대를 열었다. 2017년에는 가전 전 제품으로 와이파이 모듈 탑재를 본격 확대하는 동시에 LG전자 인공지능 브랜드 '씽큐(ThinQ)'를 선보였다.
2022년 1월에는 고객이 원할 때마다 신기능을 업그레이드로 추가하는 'UP가전'을 선보이기도 했다. 조주완 대표는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본격적인) AI 가전의 시초는 LG전자가 만들어낸 UP가전"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LG전자는 본격적인 공감지능의 AI가전을 위한 가전 전용 온디바이스 AI칩을 자체 개발해 주요 제품 적용을 확대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7월 온디바이스 AI칩 'DQ-C'와 가전OS(운영체제)를 선보였다. LG전자는 가전 전용 AI칩인 DQ-C를 자체 개발해 적용 제품군을 현재 세탁기, 건조기, 에어컨 등 5가지에서 연말까지 8가지 제품군 46개 모델(국내 기준)로 늘릴 계획이다.
이처럼 양사가 가전 시장에서 AI를 앞세워 패권 경쟁을 벌이면서 설전도 오가고 있다. 앞서 조주완 대표가 "AI 가전은 우리가 먼저"라고 말한 것도 삼성전자가 AI 가전을 전면에 내세운 것에 대한 대답의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3일 미디어데이에서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 부회장은 LG전자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누가 먼저인 게 중요하지 않다"며 "소비자들이 혜택을 누리게 하고 가치를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고 반박했다.
한편 양사는 AI를 기반으로 사용성 개선뿐 아니라 에너지 효율과 보안 성능 향상까지 개선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이날 미디어데이에서 삼성 녹스를 기반으로 한 보안 성능을 전면에 내세운 만큼 LG전자도 보안 성능 향상과 에너지 효율을 개선한 가전 신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