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한국투자증권이 김성환 대표이사 체제로 바뀐 뒤, IB그룹장의 공백이 장기화 되고 있다.
최근 CEO 인사가 늦어진 NH투자증권까지 관련 부서에 대한 인사를 마무리하면서 외부 수혈도 여의치 않게 돼, 내부 승진자를 통해 순혈주의를 공고히 할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12월쯤 배영규 전 IB그룹장이 퇴진 후 IB그룹장 자리가 5개월째 공백 상태다. 배 전 그룹장은 사장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던 인물이다.
김성환 대표로 세대교체를 이룬 뒤 IB부문 또한 전면적인 인사개편이 발생했다. 그동안 한국투자증권은 IB최강자로 불리며 자리해왔지만, 이현규 전 IB2본부장이 퇴임 후 최근 대신증권으로 이동하는 등 기존에 있던 IB임원들도 퇴임을 선택하면서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내부적으로 그룹장 자리를 지우는 방안이 논의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보다는 연초부터 외부 수혈을 위해 타진해 온 것으로 보인다.
IB업계 관계자는 "한국투자증권에서 외부 수혈을 타진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정해진 인물은 딱히 없는 것 같다"며 "아무래도 IB강자로 불리는 한국투자증권으로 갈 정도면 빅5에서 영입을 해야하는데, 다수의 증권사가 기업금융을 강화하는 추세 속에서 인력을 쉽게 내줄리가 없지 않냐"고 설명했다.
인사 지연으로 영입 가능성이 높았던 NH투자증권도 최근 임원 인사를 내놓으면서 한투의 빅5 외부 인재 영입이 더욱 어려워졌다.
앞서 NH투자증권은 정영채 전 사장이 사모펀드 관련 중징계 이슈와 더불어 농협중앙회와 갈등 등이 발생하면서 지난 5일에야 임원 인사가 발표됐다. 윤병운 IB사업부 대표가 NH투자증권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나머지 임원 승진 인사가 내부에서 차례로 이뤄졌다.
외부 수혈을 하지 못해, 내부 승진을 진행한다면 최신호 IB1본부장이 가능성이 제일 큰 것으로 전망된다. 최신호 본부장을 제외하고 2·3·4본부의 경우 모두 올해 채워진 신임이기 때문이다. IB2본부장은 김성열 커버리지1 담당, IB3본부장은 유명환 기업금융 담당, IB4본부장은 정진곤 M&A인수·금융2부 부서장이 타 부서에서 전임해 담당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김 대표가 고민이 많을 수 밖에 없다"며 "본인이 최연소 전무에 과거 IB를 담당했기에 보는 눈이 높고, 4개 본부간 조율을 잘 담당하는 동시에 새로운 인력으로 활기를 줄 생각이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쉽지 않은 듯하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IB그룹장은 적임자를 찾고 있고, 찾으면 선임할 예정"이라며 "(워낙 잘하는 분야다 보니) 원래 없었던 적도 있기 때문에 굳이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