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구리 수급 불균형은 2035년까지 지속 전망"
[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구리 가격이 최고가와 동시에 관련 주인 전선주들도 고공 행진을 보이고 있다. 인공지능(AI) 사업 성장으로 인해 데이터센터 건설에 따른 수요 확대까지 맞물려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심지어 업계에서 내년까지 구리 가격의 상승을 점치고 있어, 관련 수혜주의 상승세가 당분간 꺾이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구리(동)의 가격은 런던금속거래소 기준 1톤당 9434달러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22년 6월 경 이후로 1년 10개월만에 최고치다.
구리 가격의 상승과 더불어 구리 관련 주의 상승세가 크다. 특히 전선주의 경우 전선 제조 원가의 90%가 구리 가격이 차지하다보니, 구리 상승분을 상품 가격 반영할 수 있어 전선 업체들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했다.
대원전선과 가온전선은 올해 초와 비교해 2배 이상 주가가 올랐다. 가온전선은 2만450원에서 15일 종가 4만5100원까지 찍은 바 있고, 대원전선은 연초 1000원을 겨우 넘었지만 지난 16일 종가는 2690원으로 2.5배 가량이 상승했다. 올해 초 9000원대를 횡보했던 대한전선은 이날 1만3100원대까지 상승했다.
이와 함께 신한투자증권, 메리츠증권, SK증권 등은 구리가격이 오르면 LS전선, LS아이앤디, LSMnM, 풍산 등이 주가가 상승한다고 언급하는 리포트를 작성하기도 했다.
심지어 다수의 전문가들이 구리 가격의 상승세가 내년까지 꺾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전선주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박광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 "3월 구리 가격 상승은 중국 주요 제련기업들이 감산을 협의하면서 수요보다는 공급 측면에서의 변화였다"며 "2025년까지 신규 광산 오픈이 부재해 당분간 광석 수급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구리에 대한 중장기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화석 연료에서 친환경 에너지로 전환되면 구리 수요가 증가하면서 지난 26년동안 구리 수요가 60% 증가했다"며 "구리 광산 개발은 15년이 걸리는데 2012년부터 신규 광산에 대한 투자금은 감소 중이라 구리 수급 불균형은 2035년까지 지속될 것이다"고 전먕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20년만에 전력기기(변압기, 전선 등) 종목들이 강세 사이클 진입했다"며 "반도체, AI 데이터센터, 신재생 에너지,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대 등 신규 전력 수요까지 맞물리며 강세 사이클이 이제 시작에 불과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