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지난 2월 은행 연체율이 0.50%를 웃돌면서 4년9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국내은행의 손실흡수능력이 과거 대비 개선됐지만, 금융 당국은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지속적으로 유도할 방침이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월 말 기준 국내 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기준)은 0.51%로, 전월 말(0.45%) 대비 0.06%포인트(p) 상승했다.
전년동월말(0.36%)과 비교하면 0.15%p 오른 수치로, 이는 지난 2019년 5월(0.51%)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연체율은 지난해 11월 0.46%까지 올랐다가 12월 0.38%로 주춤한 뒤, 올해 1월 0.45%로 반등했다.
2월 중 신규 연체 발생액은 2조9000억원, 연체채권 정리 규모는 1조3000억원으로 전월(각각 2조9000억원, 1조3000억원)과 유사했다. 신규 연체율(신규연체 발생액/전월 말 대출잔액)은 0.13%로 전월과 동일했다.
부문별로 보면 가계대출 연체율은 전월 말(0.38%)보다 0.04%p 오른 0.42%였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27%로 0.02%p 상승했고,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한 가계대출(신용대출 등)의 연체율은 0.84%로 0.10%p 올랐다.
같은 기간 기업대출 연체율은 전월 말(0.50%) 대비 0.09%p 오른 0.59%였다. 대기업대출 연체율(0.18%)과 중소기업대출 연체율(0.70%)이 각각 0.06%p, 0.10%p 올랐다.
금감원은 은행 연체율이 2022년 하반기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코로나 이전 장기평균 대비로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고 봤다. 통상 분기 말에는 은행의 연체채권 정리 강화로 연체율이 큰 폭 하락하는 경향이 있어 3월 말 연체율은 하락할 것이란 예상이다.
금감원은 "취약차주에 대한 채무조정 활성화를 유도하고, 부실채권 상·매각 등을 통한 자산건전성 관리를 강화하도록 하겠다"며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대손충당금 적립 확대 등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유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