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에 추월당한 조선업 경쟁력···"새로운 한국형 해양전략 필요"
中에 추월당한 조선업 경쟁력···"새로운 한국형 해양전략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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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정부 '해양 굴기' 결과···종합경쟁력 1위 차지
韓 초격차 기술 상용화, 현장 디지털 전환 필요
조선소의 이미지 (사진=픽사베이)
조선소의 이미지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김수현 기자] 우리나라 조선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새로운 한국형 해양전략이 필요하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산업연구원(KIET)이 13일 발표한 '중국에 뒤처진 조선업 가치사슬 종합경쟁력과 새로운 한국형 해양전략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조선업의 한·중·일 집중 및 중국 의존도가 심화되며 조선업 가치사슬 종합경쟁력에서 지난해 중국이 우리나라를 제치고 1위가 됐다. 

이에 따라 국내 조선업을 중심으로 해운, 국방, 선박금융 등 관련산업 일체를 아우르는 한국형 해양전략의 수립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2023년 조선업 가치사슬 종합경쟁력, 우리나라를 제치고 중국 1위

국가별 조선산업 경쟁우위 진단결과 (자료=산업통상자원부·산업연구원(2023)의 '밸류체인 기반 산업경쟁력 진단시스템 구축사업')

산업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2023년 우리나라 조선산업의 가치사슬 종합경쟁력(88.9)이 전년대비 상승했으나 중국(90.6)에 뒤졌다고 밝혔다. R&D·설계, 조달 부분은 중국 대비 우위에 있으나 격차가 좁혀졌다. 특히 생산 부문은 중국에 역전됐으며 AM(After Market)·서비스와 수요 부문은 큰 격차가 지속됐다는 분석이다. 

선종별로 살펴보면 우리나라 조선산업은 기술경쟁력이 매우 중요한 가스운반선에서만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컨테이너선의 경쟁력은 중국과 동등한 수준이 됐다. 특히 유조선은 중국이 2022년에 추월했고, 벌크선은 중국의 우위가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 

중국 조선업이 월등한 가격경쟁력을 보유하고 질적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배경에는 국영 조선소의 역할이 크다고 분석된다. 중국은 국영조선그룹을 중심으로 선박, 해양플랜트, 특수선(군함)의 신조 및 수리·개조가 가능하고 다수의 설계회사, 연구소, 기자재사, 금융사 및 상사도 보유하고 있어 조선해양플랜트산업의 토탈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 또 수주나 생산 물량이 많아 경쟁력 있는 산업생태계를 구축했으며, 군함을 건조하면서 막대한 정부 지원을 통해 불황에서도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는 설명이다. 

◇국가주도 중국의 강력한 산업생태계로 한·일 외 경쟁국 없어

중국의 산업생태계 경쟁력이 강화되면서 한·중·일 외에 후발국가들이 발생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생산 인력 부족으로, 일본은 오랜 구조조정에 따른 기술 및 생산 경쟁력 부족으로 시황 회복에도 생산능력을 빠르게 키우지 못하는 반면, 중국은 가동 중단한 조선소를 재가동하면서 생산능력을 크게 확대하고 있는 측면도 상존한다.

또 우리나라와 일본은 WTO 체제하에서 공정 경쟁으로 조선업에 대한 지원이 제한적인 반면, 중국은 국영조선사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에서도 우리나라, 일본, 또는 다른 국가가 중국과 경쟁하기 매우 어려운 상황이기도 하다.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해운사도 가격이나 납기로 인해 중국 조선사에 상당한 선박을 발주하고 있다.

◇조선업 기반, 해운·선박금융·국방 아우르는 한국형 해양전략 수립 시급

한·중·일을 제외하면 조선업은 특별한 경쟁국이 없어서 해양국이면서 휴전국인 우리나라는 조선업을 중국이나 일본에 의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 조선업의 초격차 경쟁력 확보는 필수적이다. 

해운산업의 친환경 디지털 전환으로 양호한 조선 시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의 불공정 경쟁이나 해상패권 확대에 대한 우방국의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환경변화에서 기회를 포착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의 경제·안보, 우방국과의 협력 등을 고려한 조선, 해운, 국방, 선박금융을 아우르는 한국형 해양전략의 수립이 시급하다. 전후방 산업인 조선, 해운, 국방, 선박금융 등의 산업이 개별적 이해관계만을 고려하면, 사업을 축소하면서 전반적인 생태계가 약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국형 해양전략의 수립과 실행을 위해서는 우리나라의 핵심 강점인 조선산업을 기반으로 해운·선박금융·국방을 포괄할 수 있는 시스템의 구축이 필요하다. 또 조선업의 강점을 유지하기 위해 초격차 기술의 개발·상용화와 생산 현장의 디지털 전환도 추진해야 한다. 이를 기반으로 우방국의 상선과 특수선을 포괄하는 협력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며, 결과적으로 우리나라는 조선산업뿐 아니라 국방, 해운, 선박금융도 더욱 안정적으로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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