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정지수 기자] "기후 변화가 각 나라에 경제적으로 미치는 영향의 양상 차이가 크기 때문에, 자국의 정확한 경제적 기후변화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면 경제 정책 실패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김성훈 연세대학원 환경금융학과 교수는 23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서울파이낸스와 연세대 환경금융대학원이 공동 주최한 '2024 서울파이낸스 포럼'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김성훈 교수는 주제발표를 통해 "기후변화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의 메커니즘을 자세히 분석하기 위해 아세안 13개국과 홍콩 등 14개국을 대상으로 정량화된 기후지수(열, 추위, 가뭄, 강수량, 바람, 통합적 지수 등)를 만들었다"며 "각 기후 지수가 각기 다른 지역의 공급과 수요 측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고 밝혔다.
그는 "기후 변화는 전통적으로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만을 끼친다고 전제돼 왔지만 이는 단편적인 시각"이라며 "공급과 수요 측면으로 따져보면 생산성과 가격 면에 각기 다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같은 생산성 측면 내에서도 농업, 산업, 제조 분야 등 개별 산업 따라 결과가 다르게 나올 수 있는 등 복잡한 구조"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동일한 가뭄 상황에서 농업에 대한 생산성은 줄어 들었지만, 제조업에 대한 생산성은 오히려 커졌다"고 설명했다. 기후 변화로 인한 가뭄의 증가가 제조 산업 생산에는 긍정적 자극으로 작용해 제조업 생산량을 끌어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 "특히 전체적으로 공급 축에 네거티브, 수요 축에 포지티브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여, 각 국가는 주로 인플레이션으로 고통을 겪게 될 거라 본다"며 "특히 코스트 푸시 인플레이션(임금 수준과 이에 수반되는 생산비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과 디맨드 풀 인플레이션(수요 견인 인플레이션)이 동시에 나타나 구조적인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각 국가의 정책적 목표가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라별로 기후 변화가 미치는 경제적 영향은 구조적 차이가 커 국가별로 서로 동일한 기후대응 전략을 짜면 안된다"며 "자국의 정확한 경제적 기후변화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정책적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