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重 현장복귀 명령 따르지 않아 상견례 연기
노조 "타임오프제는 교섭 사안···현실적으로 어려워"
[서울파이낸스 김수현 기자] 4개월 만에 올해 신규 수주 목표의 75%를 달성하며 쾌속 순항 중인 HD현대중공업이 노조 리스크 암초를 만났다.
노조 리스크는 조선업계의 큰 골칫거리로, 노사 갈등으로 건조 작업이 늦어질 경우 향후 수주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수주 곳간을 가득 채워놓은 HD현대중공업에 돌발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31일 민주노총 전국금속노조현대중공업지부(이하 노조) 측에 따르면 지난 23일 노조 측의 교섭 요구에 사 측이 28일에 교섭을 응할 것으로 답해왔다. 사 측은 다시 2차 공문을 통해 노조 교섭위원들의 상근 문제(타임오프제)가 해결되지 않았기에 다음 달 4일로 상견례를 연기할 것을 통보했다.
타임오프제는 노조 전임자가 조합 업무 종사를 위해 한 해 동안 유급으로 근로 시간을 면제받을 수 있는 제도다. 문제는 2010년 노동부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시행령에 따라 조합원 수에 따라 노조 유급 전임자 수를 제한하면서 발생했다.
시행령 기준으로 HD현대중공업에 가능한 유급 전임자 수는 11명이지만 기존 전임자는 40명이었다. 이에 따라 사 측은 일부 전임자에게 현장 복귀를 명령했다. 노조가 이를 따르지 않자, 사 측은 임단협 상견례를 연기한 것이다.
민주노총 전국금속노조현대중공업지부 관계자는 "타임오프제는 교섭 사안인데 이 때문에 교섭 자체를 하지 않은 것은 말이 안된다"며 "지금까지 교섭이 화·목 서울에서 진행됐는데, 사 측에 따르면 월·수·금 교섭 안 하는 날은 다시 울산으로 가서 현장에서 일하고 다시 올라와라고 하기에 점검 및 준비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임단협은 조선업 호황에 따른 인력 문제에 집중하며, 특히 근속 수당이 20년 동안 한 번도 안 올랐기에 근속 1년당 1만 원, 임금 인상 등을 주장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한편, 노조 측은 기본급 15만9800원 정액 인상, 기존 정년 60세에서 65세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