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5개 은행과 5개 보험사가 참여하는 5조원 규모 '은행·보험업권 PF 신디케이트론'이 출범했다고 20일 밝혔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은행·보험업권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신디케이트론' 업무협약식에서 "이번에 조성되는 신디케이트론은 은행·보험업권이 참여함에 따라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부동산PF 시장에 자금이 공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PF 신디케이트론 조성은 지난달 14일 금융당국이 발표한 '부동산 PF의 질서있는 연착륙을 위한 향후 정책 방향'의 후속조치다. 당국은 정상 부동산PF 사업장에는 자금을 원활하게 공급하고 부실 사업장은 신속히 정리하고자 PF 사업성 평가기준을 개선하는 내용의 정책 방향을 발표한 바 있다.
이번 PF 신디케이트론에 참여하는 금융사는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개 은행과 삼성생명·한화생명·삼성화재·메리츠화재·DB손해보험 등 5개 보험사다.
이들 금융사는 먼저 1조원 규모로 공동 신디케이트론을 조성하고, 향후 대출 현황 및 시장상황 등에 따라 최대 5조원까지 규모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대출 대상은 일정 정도의 사업성을 확보한 부동산 PF 사업장 중 소송 등 법률 리스크가 없고 대주단 간 분쟁이 없는 사업장이다. 또 대상 차주는 해당 사업을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사업자로 할 예정이다.
이번 신디케이트론은 차주 유형 및 자금 용도에 따라 4개 부문으로 나뉜다. △경락자금대출(경·공매 낙찰을 받아 신규로 부동산 PF 사업을 진행하기 희망하는 신규 사업자에게 대출) △자율매각 사업장 인수자금 대출(소유권·인허가권을 양수받아 수의계약으로 사업장을 인수해 사업을 진행하고자 하는 차주에게 대출) △NPL 투자기관 대출(NPL 금융기관 및 NPL 펀드가 부동산 PF 사업장 NPL 할인매입 과정에서 필요한 자금을 대출) △일시적 유동성 애로 사업장 대출(정상적으로 사업이 진행되고 있으나 공사비 부족 등 유동성 애로를 겪는 사업장에 대출) 등이다.
이날 협약식에서 김소영 부위원장은 "신디케이트론이 지원된 브릿지론 사업장의 경우 본PF 전환이 보다 용이해질 것"이라며 "경·공매 시장에 참여한 참여자의 매수 여력도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부위원장은 또 "공동대출이라는 특성으로, 참여 금융회사에 위험이 분산됨에 따라 하나의 금융회사가 자금을 공급하기 어려웠던 사업장에 여러 금융회사가 위험을 나눠서 자금을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우선 1조원 규모로 조성되지만 시장상황에 따라 최대 5조원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할 수 있어 향후 부동산PF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신디케이트론은 공공부문의 손실 흡수와 같은 별도 보강 장치 없이 금융업권 스스로 민간의 재원만으로 조성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며 "이러한 은행·보험업권의 노력을 뒷받침하기 위해 금융당국은 지난달 30일 신디케이트론 취급과 관련, 임직원에게 면책이 적용될 수 있는 비조치 의견서를 발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신디케이트론이 부동산 PF 사업 정상화를 위한 마중물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차질 없이 집행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