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깃 암세포만 공격···제약바이오업계, 차세대 항암제 ADC 시장 주목
타깃 암세포만 공격···제약바이오업계, 차세대 항암제 ADC 시장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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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암학회, 2050년 전 세계 암 환자 3500만 예상
항체와 약물을 링커로 묶어 특정 암세포만 공격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권서현 기자]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차세대 항암제로 평가받는 ADC(Antibody-Drug Conjugate, 항체-약물 접합체) 개발에 돌입하고 있다.

ADC는 항체와 약물을 링커로 묶어서 하나의 약으로 사용하는데 타깃하는 암세포만 공격할 수 있어 '암 유도 미사일'로 불린다. 암세포에 잘 들러붙는 항체에 항암제를 붙여서 같이 쓰기 때문에 암세포 주변에 약물이 더 많이 농축돼 적은 용량으로도 세포독성항암제보다 고농도의 효과를 내고 다른 세포에는 해를 주지 않고 특정 세포만 공격한다.

27일 미국 암학회(ACS)의 '2024년 글로벌 암 통계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전 세계 암 환자는 2000만명이었고 암 발병 건수가 꾸준히 증가해 2050년에는 3500만건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암 환자가 늘어나며 ADC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 길리어드가 ADC 기술을 보유한 이뮤노메딕스를 약 210억달러에 인수했고 머크는 시애틀 제네틱스와 ADC 기반 유방암 치료제 공동 개발을 위해 약 42억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또 아트라제네카와 다이이찌산쿄의 ADC 항암제 '엔허투'가 지난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허투(사람상피세포증식인자수용체 2형) 저발현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로 허가받는 등 ADC 시장 규모가 성장하고 있다.

이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ADC 기술에 눈을 돌리고 있다.

에이피트바이오는 개발 중인 항암신약 연구과제가 국가신약개발사업단의 신약 기반 확충 연구사업 지원 과제로 선정돼 향후 2년간 사업단의 지원을 받아 ADC 신약 개발 연구를 진행한다. 에이피트바이오는 다른 표적항원에 대한 ADC 치료제에 불응하거나 반응성이 낮은 난치성 고형암 치료용 'CD171' ADC 선도물질 도출을 계획 중이다. CD171은 췌장암, 담도암, 난소암 등 난치성 고형암에서 주로 발현되는 단백질이다. 에이피트바이오는 지난해 CD171을 타깃으로 하는 완전 인간 단클론항체 치료제 'APB-A001'의 임상 1상 시험 계획을 식약처로부터 승인받은 바 있다.

지놈앤컴퍼니는 스위스 제약사 '디바이오팜'에 총 5860억원 규모의 'GENA-111'을 기술이전했다. GENA-111은 지놈앤컴퍼니의 신약개발 플랫폼 '지노클'을 통해 발굴한 타깃 'CD239'를 표적으로 하는 ADC용 항체다.

삼진제약은 항체신약 개발사 노벨티노빌리티와 ADC 신약개발 공동연구 협약을 맺었다. 이 협약을 통해 삼진제약은 ADC에 이용할 신규 약물을 발굴하고, 노벨티노빌리티는 자체 구축한 링커 기술을 이용해 링커-약물 결합체를 함께 개발한다.

삼진제약 관계자는 "현재 ADC 항암제 약물은 대부분 세포독성을 갖는 전통적인 항암제로 개발되고 있지만 삼진제약은 면역 반응을 활성화시키는 차별화된 기전의 면역항암제 약물을 개발하고 있다"며 "이를 ADC에 접목시켜 치료 효능은 높이고 안정성은 향상시킨 새로운 항암제 개발이 목표"라고 말했다.

종근당은 c-MET(간세포성장인자 수용체)를 타깃으로 하는 'CKD-703'를 개발 중이다. 종근당이 자체 개발한 c-MET 항체에 지난해 시나픽스로부터 도입한 ADC 기술을 활용했다.

종근당 관계자는 "c-MET의 하위 신호를 저해하는 동시에 타깃을 통해 세포독성약물을 암세포로 전달해 암세포 사멸을 유도하고 혈중에서 세포독성약물의 무작위적 분리를 최대한 억제해 안전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ADC는 항체와 약물, 링커를 조합해야 하는 ADC 개발의 특성상 통상의 신약 개발보다 몇 배의 비용이 들고 체내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될지와 실제 약물 타깃 위치에 잘 전달될지 등 고려해야 하는 사항이 많지만 제약바이오업계는 암세포에 가서 붙는 항체 약물 종류가 여러 가지 있기 때문에 앞으로 이 기술을 이용해 더 효율적인 많은 약이 나올 것으로 전망하며 ADC의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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